주임신부님 강론
2020년 12월 21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
- 등록일
- 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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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지난 주 화요일, 정기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혹시 몸에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약간의 걱정을 안고 병원으로 향했는데,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가장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는 병원에 가면 너무나 싫은 검진이 채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검진에서도 제 팔에 바늘이 들어오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하는 소리가 튀어나왔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놀라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바늘이 들어오는 순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탄성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건강검진 때 했던 채혈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탄성이 떠올랐습니다.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엘리사벳이 예수님을 품고 있는 마리아를 향해 외쳤던 환호는 머리에서 나온 멋지고 유려한 찬양의 말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튀어나온 찬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엘리사벳의 찬미, 찬양을 성모송으로 통해 이어받고 있는 우리에게 이러한 찬미와 찬양을 주님을 향해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면에서 완벽한 기도도 있고, 신학적으로 나무랄데 없는 기도도 있으며, 책에 적힌 가슴 먹먹한 기도도 있고, 감동적이며, 너무나 공감되는 말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기도도 있지만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기도, 곧 주님의 기도, 성모송과 같은 기도가 우리 본능 안에, 우리 영혼 안에 아로새겨져 있어야 하고, 그 기도가 엘리사벳처럼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오늘 말씀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더 공감되고, 더 감동적인 기도가 아니라 우리 곁에 언제나 함께 하고 있는 기도를 더 많이 드리면서 그 기도가 돌과 같은 우리 영혼에 아로새기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본능 안에, 우리의 영혼 안에 담겨 있어, 주님을 만나는 순간, 그분을 향해 우리 안에 담긴 찬미와 찬양을 저절로 드릴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우리 본당의 모든 분들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