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7월 22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등록일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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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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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를 기념하는 날이면, 언제나 요한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나는 성녀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이 말씀에서 가장 우리를 벅차게 하는 부분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는 말씀과, 그에 호응하여 성녀께서 라뿌니!“라고 답하는 말씀이란 생각이 듭니다.

 

먼저 이 말씀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김춘수 시인의 이라는 시가 떠오르게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름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도록 이끄십니다. 너무나 익숙하고, 너무나 작은 한 마디에 불과한 이름이지만, 그 안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먼저 말씀 안에서 성녀께서는 예수님을 정원지기로 생각하셨다고 전합니다. 곧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 그냥 지나쳐도 관계없는 존재로 여겼다고 전하는 것입니다.

 

단지 지금 사랑하는 스승님이 사라지셨기에 그분을 찾기 위해 말을 붙인 것이지 굳이 몰라도 되는 존재로 그분을 인식하였습니다.

 

그러나 마리아야!“라는 한 마디의 부름은 모든 것을 역전시켰습니다. 그리고 라뿌니!“라는 응답은 상관없는 관계가 끝나고 새로운 관계가 열렸음을 전하는 것이라 느껴집니다.

 

곧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부르셨다는 것은, 그저 이름만 부른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 중에 유일한 그녀를 따로 구분해주신 것이며, 막달레나 성녀의 응답은 구분해주신 분과 연결되었음을 뜻하는 것임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를 기념하는 오늘은 성녀를 통해 우리 또한 주님께서 따로 부르고 계심을, 세상의 모든 존재 중에서 따로 구분해주심을 바라보도록 이끌어주는 날이라고 느껴집니다.

 

그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성녀의 불타는 사랑을 배우는 것에 멈추지 않고, 성녀에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이름을 부르고 계시며,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로 당신과 이어주시려 응답을 기다리고 계심을 전하신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성녀의 사랑을 배우면서도, 성녀를 부르듯이 우리도 부르고 계심을 바라보며, 그 응답, 곧 주님께서 남겨주신 계명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응답하는 우리 본당의 모든 분들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께 응답하여, 그분과 더 깊은 일치, 더 높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 본당의 모든 분들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