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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영)성체

등록일
2020-04-04
조회
551

신령성체(또는 신영성체, 이하 신영성체’)에 대하여.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린이집, 학교 등의 개학이 계속해서 미루어지고 미사와 같은 종교행사도 잠정 중단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냥 개인 몇 명이 앓는 감기가 아니라 집단을 인질로 끌고 들어가는 병마인지라 가까운 사람들이 보름 정도 서로 거리를 두고 지내야만 하기도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미사가 중단되고 또한 우리 삶의 힘인 성체성사가 제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에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에게 소중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서 되짚어 보는 성찰의 시간이 주어졌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중에 하나가 성체성사입니다.

 

지금껏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일미사를 한 번도 빠짐없이 참례하신 분은 자신이 영성체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일상적이라고 여겨 오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신앙생활에서마저 당황스럽고 낯선 체험을 해야만 합니다. 나는 멀쩡한데 미사에 가지도 못하고 따라서 영성체도 할 수 없게 된 아주 묘한 체험 말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교회에는 여행 중에 또는 병상에 있을 때에 또는 이동의 자유를 구속당하는 경우, 그래서 미사에 참례할 수도 없고 영성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성체에 대한 신심을 가지고 마음으로 성체를 모시는 행위인 신영성체가 있습니다.

 

신영성체를 위해서는 성체성사에 예수님의 실재(實在)하심을 굳게 믿고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피로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해서 진심으로 통회하면서 예수님을 열렬히 사랑하고 예수님이 자기의 마음속에 임하시기를 원하는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미사시간에 영성체를 하고 일반 다른 시간에 성당에서 성체조배를 하면서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미사 시간 이외에 성체조배를 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신심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주님의 현존을 묵상하면서 신영성체를 통해서 자주 그리고 많이 하느님께로부터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 오늘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단식과 금육을 통해서 인간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고통, 죽음을 묵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가신 그 길에 함께 할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성체공복의 상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복을 느낀 이는 성체의 소중함을 실감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때에 오히려 예수님께 대한 열망, 그리고 그분에 대한 사랑을 더욱 더 갈망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경이로움이 될 때 지금의 사태가 우리의 신앙을 더욱 더 키워나가고 신앙을 위해 성찰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를 절망스럽게 만드는 지금이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키워 주는 시간으로 변화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사태의 진정을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하는 보건당국과 의료 보건 봉사자들과 이들의 가족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세상을 떠난 이들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의 쾌유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신영성체를 준비하기 전에 바치면 좋은 기도

 

지극히 거룩한 성사 안에 참으로 계시는 우리 주 예수님!

지금 성체 안의 당신을 영할 수는 없사오나

지극한 사랑으로 간절히 바라오니

거룩하신 당신 어머니의 티없으신 성심을 통해

영적으로 저의 마음에 오소서.

오셔서 영원토록 사시옵소서.

당신은 제 안에 계시고 저는 또 당신 안에서

이제와 또한 영원히 살게 하소서. 아멘.

 

- 주임신부 안성남 안드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