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미사 재개 결정에 따른 의정부교구장님의 메시지

등록일
2020-04-23
조회
570
파일

† 주님의 평화

교형 자매 여러분, 다시 한번 부활을 축하드리며 평화를 빕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첫인사이자 선물이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세상에 주신 선물은 평화입니다. 다락방에 모여 숨을 죽이고 불안한 마음으로 모여 있었던 제자들처럼 우리도긴 시간을 다락방에서 숨을 죽이고 지내왔습니다.

지난 사순절 기간은 우리가 코로나19와 싸우는 기간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감염시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을 쓰러뜨리고 죽게 하였습니다. 가장 거룩한 전례 시기인 사순절, 그중에서도 성삼일과 부활성야 대축일마저 온라인 미사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락방에서 숨죽여 지내던 제자들의 불안과 어두움을 예수님께서 없애 주셨듯이, 부활이 지나자우리에게도 희망이 찾아왔습니다. 무섭게 몰아치던 코로나19의 위력이 정부의 강력한 방역 대책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봉사 그리고 국민들의 성숙한 협조로 이제 거의 가닥이 잡혀가는 듯 보입니다. 우리 교회 역시 그동안 세상에서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4월 19일 오후, 국무총리는 담화를 통해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자제하는 마음으로 종교활동을 해 주기를 바란다.’는 새로운 지침을 주었습니다.

이에 우리 의정부 교구는 4월 23일(목)부터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사 외의 행사나 모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5월 5일(화) 이후 생활방역을 준수하여 진행할 수 있겠습니다.

신앙인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봉헌하는 미사 안에서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이웃에 대한 사랑의 나눔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것입니다. 미사에 관련된 말씀을 전해드리며, 코로나19의 시련이 우리에게 준 과제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미사가 재개되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미사 참석 인원이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본당에서 정하는 지침을 잘 따라 시행하면 좋겠습니다. ‘순명’ 역시 교회의 아름다운 덕입니다. 또한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미사에 나오기가 꺼려지는 분들은 대송으로 대신하여도 좋습니다.

둘째, 여러 학자가 우려하고 있듯이 ‘사회적인 거리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로까지 이어져서는안되겠습니다. 신앙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며 사랑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물리적인 가까운 거리가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낳았다면 반성해 볼 필요가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코로나19로고통받고 있는 분들과 마음의 거리를 두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를 비롯해국제관계에서도 사랑과 마음의 따뜻한 연대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준 교훈입니다. 기후 문제나 생태 문제 등도 연대 안에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셋째,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위한 모금에 동참합시다. 우리 교구는 고난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로 FOJ(Fighting, Overcome, Join)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많은 교우들과 신부님들이 참여하여 그동안 1억 8천여만 원이 모금되었습니다. 모금된 기금으로 코로나19로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와 안동교구를 지원하였고, 사회사목국과 우리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를 통해 취약계층의 가정에 긴급품, 체온계와 마스크, 식품 등도 지원하였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직 도울 곳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점상인들과 난민, 독거노인 등 많은 사람을 다 도울 수는 없지만, 우리 가까이부터 도움을 전한다면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긴급재난 모금에 교우 여러분들과 신부님들의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천주교 의정부 교구장
이 기 헌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