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강론: 2021년 7월 17일(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등록일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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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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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17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12,14-21

 

그때에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 일을 아시고 그곳에서 물러가셨다. 그런데도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시면서도,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랑 대처하는 데 1년 반이 훌쩍 지났음에도 좀처럼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기후와 연관된 재난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절박함마저 전해집니다. 다음 주간에도 우리나라 더위가 계속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슬기로운 여름 생활을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이후 예수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저마다 그 분에게서 새로운 빛과 권위를 체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목격하고 체험했던 사람들은 언젠가 자기 자신 역시도 그 분의 능력을 맛보는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또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지만 그 분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까지 더해져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문에 대한 반응은 꼭 긍정적인 것만 있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소개되고 있는 바리사이들처럼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하는 것이 당면과제인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의 말씀과 행적은 너무나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당신을 보내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그 뜻을 온전히 세상에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하시는 그 구체적인 모습이 바로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것이었고, 결국엔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게된다고 복음서 저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선포된 독서 말씀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향하는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걸어서 행진하는 장정만도 육심만 가량이었지만, ‘그 밖에도 많은 이국인들이이스라엘 백성들의 대열에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국인들은 어떻게 이 무리에 끼게 되었을까요? 물론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이집트인들의 박해와 차별을 견디며 살아가야 했던 지난 날들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당신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약속과 능력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희망과 설렘에 부푼 함께 함이었지만, 너무도 급하게 나오느라 여행 양식도 변변히 장만하지 못한 초라한 대열이었습니다. 바로 이들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큰 일을 시작하고 또 이루어 나가실 겁니다.

본당 가족 여러분, 우리 또한 주님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우리는 그 분에게서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요? 그 분의 말씀이 부담되고, 그 분의 행동이 낯설게만 머물게 된다면 우리 또한 바리사이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겁니다. 세례 때, 그리고 미사 때마다 고백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빛을 찾읍시다. 부담이나 걸림돌이 아닌 위로를 그 분의 말씀에서 체험합시다. 그 분께서 만나시고, 직접 이름 불러 주시며 손을 잡아 주셨던 이들을 우리 또한 그 분께서 바라보시는 눈으로 바라보도록 합시다. 그 분의 발 닿는 곳, 그 분께서 영광을 드러내셨던 바로 그 곳이 우리 삶의 현장이요 우리가 머무를 곳임을 상기합시다. 오늘 하루의 우리 생각과 말과 행위가 그리스도께서 드러내 보이신 하느님의 뜻을 펼쳐 보이는 거룩한 순간으로 봉헌되기를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