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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0일 성금요일 오늘의 묵상 김지수 아우구스티누스

등록일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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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주간 금요일로 십자가의 길과, 주님 수난 예식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을 겪으신 날을 기념하기에 성찬 전례를 거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읽고 묵상을 하다보면 우리는 수난기 속 여러 등장인물과 같이 느껴집니다.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친 제자들,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고발한 대사제와 바리사이들, 예수님께 사형선고를 내린 빌라도,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을 놀리는 군중들, 못박히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제자들까지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묵상 속에서 다양한 감정으로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께 죄송함과 슬픔,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이 되셨다함은 이러한 결과를 이미 알고 오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수난과 죽음은 피하고 싶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당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순순히 그 고통을 감내하기로 결심하십니다. 그렇기에 빌라도 앞에서도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가상칠언에서 크게 드러납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다(루카 23,32-34).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2-43).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6-27).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마태 27,46 마르 15,34).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8).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 되었다.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대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카 23,44-46).

김지수 아우구스티누스  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