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성모의밤에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

등록일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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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께 드리는 편지.xlsx
♡♡♡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  ♡♡♡    
     
하느님, 부족한 저에게 은혜로운 이 시간을 허락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성모님께서는 늘 저희들을 지켜보시며 갖가지 어려움 앞에 놓인 저희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시고  
마음 아파하시며 도움을 주시고자 당신의 거룩한 전구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무지한 저는 이렇게 자비하신 성모님 곁에 머무르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어린시절 개신교 신자로 하느님을 섬기게 되었지만 오랜시간 신앙생활을 멈추고 그저 제 안에  
하느님만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냥 하느님만 사랑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이기적인 저의 바램만 있는 어리석은 신앙이었습니다.    
     
성모님 앞에 촛불 켜고 기도하시는 어머님을 뵈면서도 성모님의 존재는 제 마음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매한 저인데도 성모님께서는 저를 사랑하셨나 봅니다.    
2008년 가을 저의 세례식은 제 삶에 잊혀지지 않을, 잊을 수 없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세례식 시작부터 알 수 없는 뜨거움으로 흐르기 시작하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손수건을 다 적시고
세례식이 끝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죄인을 그렇게  씻기셨습니다.      
너무나 큰 하느님의 사랑이기에 그 회개의 눈물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이유 불문하신 큰 사랑으로 가톨릭신자가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성모님을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성모님을 정말 몰랐습니다.    
시간이 흘러 사춘기가 된 아들의 반항이 시작되면서 자식이 제 것인양, 제 생각만을 강요하며   
상처는 깊어지고 아이와는 자꾸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그때까지 단 한번도 혼자서 묵주기도를 바쳐본 적이 없던 제가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조배를 하며 묵주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제 의지가 아니라 이끄심이었습니다.    
제가 바라보지 않아도 성모님께서는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사랑하지도, 사랑할 줄도 몰랐는데 성모님께서는 저를 사랑하고 계셨습니다.    
두 달이 지날쯔음 신비롭게도 부모라는 이름 앞에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한 어린소년을 보여주셨고, 
그 곳에서 저의 참 모습을 바라보도록 체험을 주시어 아들과 화해하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 체험 이후 저는 레지오 단원이 되었고, 성모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묵상하는 묵주기도의 신비를
계속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9월 저녁식사를 하려고 수저를 들던 남편이 갑자기 가슴통증을 느끼며 소파에 누웠습니다.
그 때 제 머리속으로 '심근경색'이란 단어가 툭 치고 지나갔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옷을 입고 병원갈 준비를 하고서 묵주를 들고 기도했습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데도 남편은 괜찮아질꺼라고 병원 가기를 꺼렸습니다.    
제 마음에는 심근경색이란 단어가 계속 맴돌았고, 그래서 더 묵주기도에 매달렸습니다.  
밤 12시가 넘어도 차도가 없자 무조건 병원에 가보자고 졸라 억지로 응급실에 갔습니다.  
잠시의 상담 후 검사를 위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심한 기계음이 요동치며 의사와 간호사들의  
바쁜 움직임들이 오갔습니다.    
묵주를 쥐고 또 움켜쥐며 장미 한송이 송이 성모님께 의탁하며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이상하게도 깊은 어둠속에 홀로 서 있었지만 두려움이 없는 긴 밤이었습니다.    
잠시 후 의사가 보호자를 불러 갔더니, 심근경색이 왔는데 다행히 골든타임 안에 왔다고 했습니다.
30여분만 늦었으면 어려웠을거라고.        
고통에 지친 얼굴로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고 저를 찾는 남편 곁에서 손을 잡고 묵주기도를 바친 후 
남편은 중환자실로 올라 갔습니다.    
성모님!   묵주를 가슴에 품고 성모님을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성모님께서는 함께 계시며 이끌어 주시고 기도해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의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심근경색을 떠올려 주셨고, 병원에 가도록 이끄셨고, 함께 기도하도록 묵주를 들려 주셨습니다.  
어머니!   제가 무엇이라고 이토록 어리석은 자녀를 사랑하시고 보호해주시는지 그저 눈물만 날  
뿐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사랑을 깨닫고 바라볼수록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신비안으로 저를 불러 주셨습니다.  
성모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이 제 삶 안에 함께 하심을 느끼며 저는 그동안 습관처럼 바치던   
묵주기도 안에서 묵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평생 주님 위해 바치신 성모님의 삶이 제 마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묵주기도의 신비를 한단 한단 바치며 성모님 곁에 머므릅니다.  성모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주님의 종으로 순명하시어 저에게도 신앙인으로서 가야 할
순명의 길을 가르치셨고,    
자녀를 잃어버려 애타는 어머니에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냐는 차가운 말씀으로
가슴에 꽂힌 비수를 침묵으로 인내하시어 저로하여금 신앙인이  따라야 할 침묵과 인내의 지혜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져 곤란을 겪는 이들을 안타까워하시고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심으로  
세상살이에 고난을 겪는 자녀들을 위하여 당신의 전구를 통해 하느님께 믿음으로 의탁하도록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며 채찍없이 매질 당하시고, 극심한 모욕과 고통으로 찢기시며,
주님의 십자가 아래 서시어 주님과 함께 십자가 없이 못박히심으로 저로 하여금 기도 안에서   
회개의 길을 걷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묵주기도 안에서 성모님과 함께 주님께서 가신 길을 묵묵히 따라 나섭니다.    
주님의 발걸음이 보이고 귓전에 주님의 말씀이 들려옵니다.    
주님과 성모님을 만나 뵈옵는 기쁨과 행복과 고통과 감사함이 묵주기도 안에서 오롯이 제 가슴에
담깁니다.    
때로는 부족한 저의 기도가 죄송스럽고 부끄럽지만 여전히 묵주기도 중에 성모님과 함께   
주님의 길을 따라 떠나는 여행은 저의 참 행복이 되었습니다.    
     
혹여 성모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신앙의 여정을 성모님과 함께 하기를 소망하신다면 묵주를 들고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시작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우리는 자비하신 성모님의 가장 권위 있고 힘있는 전구의 은총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참으로 고귀한 선물이신 성모님께서 우리들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단지 마음을 열고 귀를 귀울이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성모님께서 저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성모님께서는 오늘도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천사들의 모후 Pr.   이 영 미  크리스티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