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최근 정발산 본당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미사중단과 재개에 관한 경과보고를 겸하여 주임신부(김영남 다미아노)가 교우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록일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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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존경하는 정발산 성당의 형제 자매 여러분, 

우선 본당의 주임사제로서, 제가 최근 본당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일과 관련하여 미숙하게 대응함으로써, 교우 여러분을 크게 놀라게 하고, 어떤 분들에게는 큰 고통을 드렸던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간의 사정에 대하여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급박했던 8월 29일(주일)의 대응 일지를 중심으로 경과보고를 드립니다. 

 

2021년 8월 29일(주일)  

 
오전 07시 52분:  확진자 본인의 확진 사실 유선 (본당 사무실) 보고 (확진자 8월 26일 목요일 10시 미사 참례) 
                          
오전 08시 30분:  본당 홈페이지 및 제단체장 카카오 단톡을 통해 9시 미사부터 모든 미사 중단 및 본당 대응 지침을 전 신자에게 공지

 

오전 09시 05분:  6지구장 신부와 교구청 사무국장 신부 및 총대리 신부에게 주임신부가 상황을 구두 보고함.  
                          
오전 09시 30분:  본당 사제단 3명, 수도자 2명, 직원 5명  순차적으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 19 검사 받음

 

오전 10시 05분:  8월 26일 10시 미사 참례자 개별 방문 검사 권유  문자 발송  
                                                      
오후 4시 10분:  일산동구 보건소로부터 확진자 방문 사실 통지 받음 
                         
오후 4시 30분:  일산동구 보건소 요청 자료인 CCTV 자료 및  미사참례자  명단 제출.
                                    
오후 5시:       일산동구 보건소 역학조사관으로부터 확진자와 근접해 있던 3명만 수동감시자로 (코로나) 검사대상임을 확인 받음. 
                                            
오후 5시 30분: 일산동구 보건소에 본당 소독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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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일지에서 보시듯이,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본당에서 보내준 CCTV 자료를 분석한 후, 일산동구보건소 역학조사관이 내린 판단에 따르면, 확진자와 근접해 있던 3명만이 코로나 검사 대상자였습니다. 8월 26일 10시 미사 참석자 전원이 코로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거리두기를 비롯하여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미사 참석자들이 잘 지키고 있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건소 역학조사관이 본당에 정식으로 확진자 통보를 한 것은 오후 4시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본당은 이 통지가 있기 전에, 확진자 교우의 보고를 받고 즉시 움직였습니다. 혹시라도 본당 내 감염 전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제적으로 대응해서, 미사를 중단하고 26일 미사 참례자 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권고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입니다.  


평일 미사도 아니고, 주일미사를 예고도 없이 갑자기 중단하는 일은, 주임사제인 제게는 참으로 곤혹스러웠습니다. 그리고 26일 미사참례자 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부탁하는 일도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이러한 결정이 얼마나 교우들을 놀라게 하고, 교우들의 성당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만, 특히 외짝 교우들이나, 가족 중에서 홀로 성당에 다니시던 분들은, 가족들로부터 “왜 가지 말라는 성당에 가서 가족들을 곤란하게 만드느냐?”는 비난을 들으면서, 심적으로도 고통을 많이 받았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저도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이런 고통을 견대어 내시면서 본당의 방역 안내를 따라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화요일(8월 31일) 저녁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26일 미사 참석자 중에서, 사정이 있어서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검사를 받지 못하는 분은 7명뿐인데, 이분들에게는 선제적 방역 차원에서 9월 10일 이후(8월 26일부터 2주간 이후) 성당에 나오시도록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화요일(8월 31일) 19:30분에 본당 사목협의회 상임위원회를 열어, 상황 보고를 듣고, 논의를 거친 다음 9월 1일 아침 6시부터 미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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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지난 8월 29일 확진자의 확진 사실 보고 이후 9월 1일 미사 재개까지 정발산 성당에서 일어난 일의 경과보고를 드렸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들의 (때로는 고통스런 갈등까지 포함하는) 적극적인 협조와 정성스런 기도 덕분에, 3일 만에 중단되었던 미사를 재개하며 본당생활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를 보호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형제 자매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가톨릭 신자가 아닌 여러분의 가족들에게도 ‘사랑으로 인내해 주셨음’에 대해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리 성당이 다른 곳과 비교해서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이 더 큰 곳(위험 장소)이 결코 아니라는 점도 확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거리두기를 잘하고 있고,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며, 수시로 손 소독을 하고, 성당 건물도 자주 환기를 하고 소독을 하고 있는 성당이 “가서는 안 되는 위험 장소”라고 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게 갈 곳은 도대체 어디에 있겠습니까? (더구나 요즘 미사참례하시는 분들의 다수는 2차 접종까지 마치신 어르신들입니다!) 세심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되, 성당에 나와 신앙을 표현하는 것을 당당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19의 감염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가 사람마다 무척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민하게 느끼신 분들의 염려를 잘 이해합니다. 혹시라도 성당 미사참례하시는 것이 (코로나 19에 감염될까) 크게 염려되시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신 분들은 부담 갖지 마시고, (코로나 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충분히 완화될 때까지) 집에서 머무르시며 평화방송 미사나 유튜브 미사에 참여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성당에 못 나오시더라도 ‘신앙’을 잃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사랑하는 정발산 성당의 형제 자매 여러분,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편지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빕니다. 

끝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우님이 하루빨리 치유되어, 기쁘게 우리와 함께 다시 미사를 드리며 주님을 찬미할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확진 판정 이후 받았을 큰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2021년 9월 2일 목요일
                                                                                                                                                          정발산 성당 주임신부, 김영남 다미아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