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성인

"성모 성탄" 축일은 신약과 구약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와 같다.

"사실, 이 날은 세상의 창조주께서 당신의 성전을 세우신 날이다.

오늘은 놀라운 구원 계획에 따라 하나의 피조물이 창조주의 마음에 드는 거처가 되는 날이다"

이 말씀은 크레타의 성 안드레아가 행한 강론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오늘의 성무일과(아침 기도)의 즈가리야의 노래 후렴은 이렇게 시작한다.

"천주의 성모 동정녀여, 당신의 탄생은 온 세상에 큰 기쁨을 전하였나이다.

당신의 정의의 태양이신 우리 주 그리스도를 낳으셨으니, 그분은 저주를 부르시어 축복을 주시고,

죽음을 물리치시어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도다."

이 후렴처럼, 동정 마리아의 탄생은 온통 흥분으로 가득차 있고,

기쁨과 빛으로 충만한 분위기를 경축하는 것이다.

 

 

축일의 역사

 

성모 성탄 축일의 기원은 팔레스티나에서 찾는데, 현재의 성녀 안나 성전으로 알려진 예루살렘의 성당 축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교회의 이 축일은 동방 교회의 수도자들이 전해준 것으로서, 7세기 말경부터 경축하게 되었고, 점차적으로 여러 가지 양식으로 서방 교회에 확산되었다.

13세기부터 이 축일은 대단히 중요성이 부여되어서 8부까지 지내는 큰 축일로 변화되었으나, 교황 비오 10세의 전례 개혁에 따라 보통 축일로, 그리고 1955년의 개혁 당시에 비오 12세는 한 계단 더 격하시켰다.

그리하여 현재의 교회력은 "방문" 축일 수준인 일반 "축일"로 지내도록 지시하고 있다.

지금은 동서방 교회가 모두 9월 8일을 축일로 지내지만, 초창기에는 지방마다 축일이 달랐다.

성모 성탄 축일이 격하된 주요 원인은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축일이 전 교회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의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대로, 복음서들은 동정 마리아의 탄생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복음서의 관심은 온통 그리스도의 신비와 그분의 구세 사명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탄생은 2세기 말경의 위경인 "야고보의 원복음서"(5,2) 에 언급되어 있다. 교회의 성모 성탄 전승은 이 기사에 근거하는 것이다. 비록 위경의 기록이긴 하지만,  이 책의 기록은 주님의 어머니의 탄생에 대해 역사적 근거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문제는 이 사건의 의미이다. 모든 성인들의 경우, 교회는 그들의 출생을 주님께 돌아간 날로 잡고 경축한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경우는 이분들의 지상적인 탄생일 자체를 경축하는 것이다. 이런 전통은 고대 시대부터 이미 힘주어 시행되었는데, 이 분야의 대표적인 성인은 빠스카시오 라드베르또(+859)이다. 이렇게, 천상 탄일이 아니라 지상의 탄생일을 경축하는 주요 이유는 관계되는 분들의 위대성이나 무슨 특권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들이 구세사에서 독특한 사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복되신 동정녀의 탄생은-세례자 요한의 경우처럼-구세주가 세상에 오시는 사건과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마리아의 탄생과 존재는-세례자 요한과 비슷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마리아 자신을 초월하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즉 마리아의 탄생은 구세사의 맥락에서만 해석이 가능하고, 또 구약과 신약의 하느님 백성과 관련되어 있다.

마리아의 탄생은 두 계약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기대와 약속의 단계를 종식시키며,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은총과 구원의 새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첫 신호가 된다고 생각하였다.

시온의 딸이자 이스라엘의 인격화인 마리아는 구약 시대 백성의 마지막 대표자임과 동시에 "온 세상의 희망이자 첫 새벽"이다.

"시온의 훌륭한 딸인 이 여인이 나타날 때에 오래 기다리던 약속의 때가 차고 새로운 계획이 시작된"것이다(교회. 55). 마리아의 탄생은 처음부터 구세주의 모친으로서의 당신 사명을 지향하고 규정되었다.

마리아의 존재는 그리스도의 출현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말씀의 강생에 대한 하느님의 신비스러운 계획에는 장차 그분의 어머니이신 동정녀가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마리아의 탄생은 구세사의 핵심이 된 것이다.

 

그리스도론적 방향

 

이 축일의 성서 독서는 마리아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또 암시하는 그리스도론적 구원을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가 5,1-4 : 미가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주님이 오신다고 선포하는데, 이분은 유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실 것이다. 메시아의 어머니는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 줄 다윗 집안의 왕자이자 목자인 그를 낳는다.

그녀는 새 백성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메시아와 함께 활동하실 것이다. 로마8,28-30: 이 구절은 마리아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의화 되고 성령의 내재하심으로 은혜 받은 "믿는 자"에 대하여 말한다.

이 사람은 그리스도의 생명과 영광에 참여하도록 영원으로부터 간선되고 부름 받았다. 그런데 이것이 성령의 정배요 궁전이며, 천주 성의 모친이신 마리아께는 특별한 방법으로 이미 이루어졌고, 하느님의 계획 속에 있는 그분과 직접 관련을 맺게 된 것이다.

마태 1,1-16 18-23 : 다소 무미건조하게 보이는 이 족보의 의미는 신학적으로 매우 뜻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메시아이며 주님이신 예수의 위치를 당신 백성의 왕가 가문에 배치하였기 때문이다. 그분은 사실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약속에 부합되는 성조들의 후손이다. 그리스도와 당신 백성을 일치시키는 연결 고리는 시온의 딸이자 주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이다.

음서의 본문이 강조하는 동정은 성자의 신적 기원의 표시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론적 - 구원의 목적과 목소리는 성서 독서에만 강조된 것이 아니라 미사성제와 시간경에서도 나타난다. 기쁨과 환호가 이 축일 전례에 골고루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모 성탄을 구세주 탄생의 전주곡으로 보고 기뻐 용약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