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3월 24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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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찬미 예수님

“우리는 지금 무엇을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살고 있는지?” 되묻게 하는 복음 말씀입니다. “곧 낫겠지. 잘 될거야!” 하는 기대도 이제는 점점 희미해져가고 푸념처럼 말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할 만큼 안주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봅니다. 

벳자타 못가의 병자들은 기다립니다. 천사가 내려오기를. 이 병자들의 눈은 오직 못에 담겨진 물만을 응시합니다. 대화도 없고 옆에 어떠한 사람이 어떠한 질병으로 고생해 왔는지, 얼마나 치료를 받으려고 다녔는지, 그래서 어떠한 고통을 겪었는지 묻지도 않습니다. 가끔 형식적인 대화가 오고 가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병고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저 “누가 저 연못에 제일 먼저 뛰어 들어 병이 나을 수 있을까?”에만 관심을 가질 뿐입니다. 더욱 정직한 관심은 내가 제일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는 걱정입니다. 병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못가의 기적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못가를 떠날 수가 없습니다. 다른 곳에는 희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러합니다. 죽어가면서도 경쟁에만,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 중에 38년 된 병자가 있었답니다. 그에게는 이제 기다림도 사치입니다. 아무도 그의 고통을 보지 않습니다. 그의 삶은 절망, 체념, 포기였습니다.

그에게 예수님이 묻습니다. “건강하기를 원하느냐.” 자신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 다가서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이 병자는 이제껏 헛된 기다림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수십 년간의 헛된 믿음과 경쟁을 버리고 일어섭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따라 걸어갑니다.

“이제 너의 들것을 들고 일어나 걸어라”하신 주님을 말씀에 저도 일어나 걸어가도록 다시 시작합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걱정과 체념에서 저를 구원해 주소서. 참된 기다림은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시는 분을 만나는 것임을 오늘 하루 생활 속에서 깨닫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