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사순 제1주간 목요일(2020년 3월05일) 강론
- 등록일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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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 사순 제1주간 목요일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이 말씀을 들을 때 가끔 냉소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삶이 쉽다면,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겠어.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그동안 겪어와서 잘 알잖아?’ 그래서 이 말씀을 두고 마치 고단한 현실을 가린 채, 이 사회의 악한 모습을 가린 채. 근거없는 희망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재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오늘 복음과 다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닫힌 문들로 가득해 보입니다. 삶은 내가 계획한대로 되지 않으며, 우리는 시험이나 면접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기위해, 내 가족들을 사랑하기위해 하는 말이나 행동들은 거절당하기도 합니다. 따뜻한 환영의 열린 문보다 훨씬 더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거절의 닫힌 문입니다.
그래서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는 성경 말씀은 오히려 상처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인가? 얼마나 더 노력해야 나를 가로막은 문이 열리게 될까? 고민하고, 실망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은 노력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닫힌 문을 두드리면 결국 열린다는 구절은 노력의 중요성이 아니라 희망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구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길을 이끄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닫힌 문 앞에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문을 찾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 한 쪽 문이 닫힐 때, 다른 쪽 문은 분명히 열리며, 하느님께서는 나를 위한 계획을 이미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끄시는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끊임없이 희망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 이제 알겠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희망이었군요!”하고 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문들은 우리에게 열려있지만, 또 어떤 문들은 우리에게 닫혀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가 닫힌 문 앞에서 절망하기보다는 열린 문으로 이끄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함께 청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이끄시며 내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은총을 우리에게 베푸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실 준비가 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별들의 수를 정하시고 낱낱이 그 이름을 지어주신다. (시편 1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