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 등록일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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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된 후 처음으로 성주간 전례를 온전히 혼자서 집전하였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전례의 맥과 맛을 조금은 더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론과 전례, 예절을 혼자서 담당하다보니 함께 사는 신부들과 역할을 나누어서 할 때와는 사뭇 달랐고 신앙적으로도 한층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좀 황당했지요. 봉사자가 주신 '부활찬송'을 가지고 연습을 했습니다. 책꽂이에 성주간 새 전례서가 눈에 띄어서 '오늘은 요걸 가지고 가자'하고 부활찬송을 펴자, '엥.' 가사도 악보도 예전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미사 시작 20분 전에 발견한 것이지요. '속독'으로 연습하고 '에라, 점잖게 하지'하고 부활성야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부활초를 축성하는 기도를 하고 나서 늘 초에 불을 붙이는 것이 문제였는데 시작이 좋았습니다. 심지도 사용하지 않고 화로에서 부활초에 바로 불을 붙였습니다. 난생처음으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신암리교우들은 불피우는데는 명수이십니다.
드디어 부활초를 촛대에 꽂고 독서대에 펴져있는 부활찬송의 악보를 보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성령께서 강림하사 한 세 군데가 약간 불안했을 뿐 잘 마무리하고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전 이미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한 기분으로 미사를 집전하였습니다.
미사 때 모든 교우들의 얼굴이 평안하고 빛이 났습니다. 성령 충만한 미사였습니다. 사순기간과 성주간을 많은 불편 속에서도 함께 봉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선물은 삼종세트로 나누어드렸습니다. 은인들이 갖다주신 떡세트,와 저의 사제서품 30주년 기념선물이었던 전기초(배터리포함), 사목회와 구역장님들이 준비하신 부활달걀. 올 해만 푸짐하고 내년에는 빈손으로 보내드리면 안될텐데 ㅋㅋ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