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드디어 오늘 병자영성체를 했습니다.

등록일
2023-06-15
조회
137
파일

날씨가 해수욕장에 와 있는 듯합니다.

오늘은 미사 때에 어머니와 아들 두분이 순례자로서 함께 하셨습니다. 미사 후에 순례자축복기도와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교우 두 분도 함께 순례교우 곁에서 함께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순례오신 두분은 본당 교우들이 함께 기도해주고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것에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옛날 신암리공소신자들의 기도서와 교리서가 전시된 '역사전시실'(이름이 너무 거창하지만 ㅋㅋ)에 불을 켜드리고 '좋은 순례' 되시라 인사를 하고 성당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회장님과 여성총구역장님과 구역장님들과 함께 병자영성체를 가는 날이었습니다. 바르톨로메오 회장님이 승용차안에서 방문하는 교우분에 대해 잠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문가에는 작은 강아지가 수줍게 저를 쳐다보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어서 그냥 지나가면 예의가 아닐 듯 하여 목덜미를 간지러주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2구역장 가브리엘라 자매님이 벌써 도착하셔서 저희를 맞아주셨습니다. 방에는 병자영성체를 위해 상위에 초가 켜져있었습니다. 

데레사 자매님과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교우분들과 함께 병자영성체 예식을 한 후 병자축복기도와 함께 병자성유 도유식도 거행했습니다.

병자영성체 예식 중간에는 적십자에서 파견된 봉사자가 반찬과 밥을 담은 봉지를 전달하고 가셨습니다. 회장님이 아침에 적십자를 들렸다가 온다고 하시더니 바로 그곳에서 준비한 밥과 반찬이랍니다. 

구역장님들이 준비한 음료가 있었습니다. 얘기가 길어질 듯 하여 비락식혜를 한통 따서 먹으면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데레사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90세, 그래도 허리도 꼿꼿하시고 마당에 텃밭도 고추를 비롯해서 여러 작물을 재배하고 계셨습니다.

집도 깨끗하게 청소해 놓으시고 걸음도 잘 걸으셨지만 귀가 잘 안들리십니다. 그래서 인지 다른 사람이야기는 대강대강 패싱하시고 당신 말씀에만 힘을 주셨습니다.

구역장님들이 '노인정도 가시는데 성당도  저와 같이 가세요'라고 말씀하시자, 역시 당신이 원치 않는 것은 못들은 척, 성당에 미안해서 못오신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면서 잘 피하셨습니다.

갑자기 데레사 할머니가 '내가 어머니한테 제발 빨리 나좀 빨리 데려가라고 아침마다 기도해'

친엄마가 아니라 성모님께 기도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성모님에 대한 신심은 정말 깊은 듯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리아 자매님은 운전 중에 '우리의 앞으로 모습을 준비하는거겠지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요. 저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어 귀도 안들리고 눈도 침침해지는 날을 맞이하겠지요.

정말 잘 늙어가는 것, 아니 유행가 가사처럼 '잘 익어가는 생'을 만들어 가기를 노력하고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