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토요일 보다 더 바쁜 주일이었습니다.
- 등록일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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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탁탁 소리가 창문 너머로 들렸습니다. 오늘 본당에서 공연하는 '여걸 강완숙 골롬바' 연극무대 휘장을 묶는 소리와 음향시설을 셋팅하는 소리였습니다. 나는 서둘러 내려가서 배우들과 방은미 감독님께 인사를 하고 사제관 1층을 사용하도록 안내를 하고 미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연중 11주일 가해, 오늘 강론은 예수님의 측은지심에 대한 묵상을 교우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공지사항 시간에는 어제 살아난 종탑의 종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극 공연 때문에 12시 타종은 생략했습니다. 공연이 11시 30분에 시작해서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는 연기와 교우들의 호응으로 연극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천주교 신앙의 초심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의 최종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다시금 묵상하고 기도하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공연 중에 신자들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집중하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본당 교우들, 배우와 감독님이 함께 두부전골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간단한 반주도 빠지지 않았고요 ㅋㅋ식사 중에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본당 구역내에 있는 요양원에서 병자영성체를 청할 수 있냐는 문의 전화였습니다. 사목회장님께서 직접 방문하셔서 상황을 알아보신다고 해서 연락처를 서로 교환했습니다. (오후 8시 회장님이 전화로 연락하셨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 전화를 끊자마자 교하성당 두분 신부님과 신자들이 신암리를 방문해서 잠깐 기도하고 가신다고 성전 문만 열어놓아달라고 하셨습니다. 신암리성당은 24시간 성전을 개방되어 있기에 별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아름다운 비행 카페로 이동해서 차를 마시는데 이번에는 서울 장안동성당에서 26명이 5분 후에 도착하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성지해설사가 있나요'라고 하셔서 '주임신부가 합니다. 10분 정도면 저도 도착하니까 먼저 기도하고 계세요'라고 안내하고 바쁘게 돌아왔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교하성당 신자들이 방문기념촬영을 하고 계셨고 장안동 신자분들은 도착 전이었습니다. 속으로 다행이다 하고 교하성당 신부들과 신자와 악수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때 관광버스 한 대가 성당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교하성당 신자 분들도 급하게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장안동성당 신자분들이 차에서 내려 언덕을 걸어서 올라오는데 90% 신자 분이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체나콜로기도회와 성령기도회 팀이 함께 오셨습니다.
먼저 쫓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성당으로 안내한 후, 선풍기를 켜드리고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본당약사와 공소이야기 영상시청과 '성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드렸습니다.
마침예식으로 시복시성기도와 순례자 축복기도, 강복과 안수로 일정을 마치고 성당주차장에서 기념촬영을 하신 후에 떠나셨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데 할머니 한 분이 '신부님이랑 악수 한 번 해야지'하시며 손을 덥석 잡으셨습니다. 제 손바닥 안에 무언가 쥐어 주셨습니다. 꼬깃꼬깃 접힌 지폐 한 장을.
'오늘 생각지도 않은 좋은 피정을 한 것 같아요. 좋은 강의와 축복 기도 고맙고 환대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씀을 하시면서요. 저도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본당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