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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무어냐고?
- 등록일
-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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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무어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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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첫서원을 해서 본당에서 사도직을 하고 있는 친구수녀님이 있다.
수녀님과 전화통화를 하는데 수녀님은 연신 아이들 얘기만 한다. 첫영성체 할 수 있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똘망똘망한 눈망울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단다. 그러다가도 교리수업이 시작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산만해지는 아이들과 30분만 지내고나면 그때부턴 사랑을 넘어선 신앙이라며 웃는다. 그중에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한 아이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이 한참 떠들고 장난할 때에도 앉아서 웃기만 한다는데 그 얼굴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를 보고 있으면 늘 걱정부터 앞선단다. 워낙 기도문도 외우지 못하고 질문을 해도 질문조차 이해를 못하는 아이가 첫영성체 전에 신부님과의 면담에서 통과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말이다. 너무 걱정이 된 나머지 아이를 따로 불러 연습을 시키기로 했단다. “내일 신부님한테 너의 잘못한 죄를 고백하는 거야.” 아이의 대답이다. “죄가 뭐예요?” 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한 수녀님은 할 수 없이 조목조목 죄를 나열해주기로 했단다. “너 친구랑 싸운 적 있지? 그거 죄야. 그것도 죄야. 수녀님은 문득 아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가는 것이 느껴졌단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야?’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되길 바라던 아이에게 구원을 알려준답시고 한 것이 오히려 ‘너는 죄인이야’라고 단죄하고 있었으니, 마음이 무척 아프셨단다.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가슴에 안으며 수녀님은 이 한마디로 고해성사 교리를 대신하셨단다. “너 하느님 사랑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