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4지구 사제모임 다녀와서 전해받은 안타까운 소식
- 등록일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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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잠시 주춤한 날입니다. 오전 10시 30분 미사 후에 점심준비를 하는데 영화 촬영 장소를 섭외하는 담당자가 성당을 방문하였습니다. 성당 밖에서 촬영이 이루어진다고 하며 간단하게 이곳에서 촬영하게 될 내용을 얘기했습니다. 겨울 눈오는 날을 촬영한답니다. 그리고 아기를 성당에 몰래 갔다놓는 장면을 약 1시간 정도 촬영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늘 마지막에는 장소 사용료에 대한 말을 나누게 됩니다.
아직 성당에서는 영화촬영 장소사용료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성당에서 지불한 비용을 감안해서 지불해달라고 했습니다. 성당이 아닌 곳에서도, 아주 특별한 장소가 아닌 곳은 보통 1시간 촬영에 20에서 3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오늘 지구사제모임은 양주백석 주임 신기훈 신부님이 승합차로 저를 데리러 와주었습니다. 차를 탔더니 이미 한마음수련원장 신부님과 광적주임신부도 이미 타고 있었습니다. 지구사제모임에 가는 길에 영화촬영 장소사용료에 관해 신부님들에게 물었더니 30만원을 받다가 50만원 60만원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촬영 섭외가 잘 안들어 온답니다 ㅎㅎ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상리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왔습니다. 덕소성당에서 사목할 때 한 번 와본적이 있었는데 세월 속에서 많이 변한 모습입니다. 사진으로만 봤지만 대광리공소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열띤 회의를 마치고 상리성당 교우들이 준비해주신 통닭과 도리뱅뱅이와 음식들로 저녁 뿐만이 아니라 내일 아침까지 버틸 정도로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나의 보좌신부 시절 이야기로 후배신부님들과 진솔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상리성당 주임 최종운 토마스 신부님과 교우들이 준비해주신 감자10Kg 한박스를 선물로 받아왔습니다. 다른 지구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지요. 요즘 지구사제모임은 내용도 알차고 서로 의견을 눈치 안보고 나누고 의사표현도 소신있게 거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후배신부님들과 진솔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신암리성당에 도착을 해서 감자 한박스를 품에 안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사제관으로 들어왔습니다. 근데 핸드폰 동창카톡방에 20명이 넘게 접속한 표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창 축일도 아닌데 전국동창신부 카톡방에 무슨 일이 있나 해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안타까운 소식이 이렇게 있었습니다.
<윤신부님! 병원에 있는 신부님한테 부탁해서 아래의 문자를 받았기에 보내드립니다:
이성국 신부님은 이번에 폐암 진단 받으시고 어제 첫 항암 치료 시작하였습니다.
MRi상 뼈와 뇌에 전이 소견이 확인되는데(폐암 말기), 뇌에 대한 치료는 지금 시작하지 않고 방사선 종양학과에서 MRI 한 차례 더 찍어보고 치료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앞으로 치료 예상되는 치료 일정은 이번 주와 3주 정도 후 항암 치료 한 다음, 반응평가를 보고 그 다음 plan이 결정 될 것 같다고 합니다.>
동창 이성국 신부가 폐암 말기에 뼈와 뇌까지 전이된 상태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첫 소식을 받은 윤신부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많이 놀랐겠다. 너도 건강 조심해라> 긴 말이 오히려 놀란 가슴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간단히 전했습니다.
답신이 바로 왔습니다. <그러게-^^이제는 병원이랑 친해져야 한다는데 -*>
샤워를 한 후 한참을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자동차도로의 신호등은 아무일 없는 듯이 시간과 순서에 따라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동창신부가 항암치료를 잘 견뎌내기를 기도합니다. 나머지는 주님께 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