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미사를 봉헌할 때 가끔하는 실수

등록일
2023-08-0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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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성당을 방문해서 십자가의 길을 하시는 세 분의 교우가 계셨습니다. 

제의실로 들어가는데 제대회장 마리안나 자매님이 고해성사 보실 분이 한 분 계신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고해성사를 마치고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입장을 해서 제대에 인사를 하고 보니 미사예물 봉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차! 어제 성당을 방문하신 미사지향 봉투를 제의실에 두고 왔구나!" 생각이 나서 다시 제의실로 가서 가져왔습니다.

미사 영성체후 기도 후에 순례자들은 앞자리로 오셔서 순례자축복기도를 받으시라고 안내를 해드렸습니다.

가경자 최양업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기도를 마치고 나서 축복기도와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 지향올린 '이희원요셉'은 연미사였어요"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산 사람으로 미사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드리고 나서 "내일 미사에 다시 연미사로 봉헌할게요"라고 말씀드리자 "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가끔은 미사를 드릴 때 산 사람을 죽은 자로 기도할 때도 있는데, 오늘은 죽은 이를 산 이로 기도하였습니다. 미사지향 봉투를 확인해보니 아주 큰 동그라미로 연미사에 표시가 ㅎㅎ 

화를 안내시고 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나서 기념촬영 하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성당에는 몇 군데의 '포터존'이 있어서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작은 기도초도 선물로 드렸습니다. 

더운 날씨에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했습니다.

나의 어머니 살아 생전 성지순례도 한 번 함께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오늘 입니다. 

신부 자식에게 폐가 될까 어디 한 번 가자는 말씀, 가보고 싶다는 말씀 한 번 하지 않으셨던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얼굴과 마음이 후끈 거립니다.

어머니도 자식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이 많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땐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고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일들이 큰 후회로 남아있습니다.

창밖에는 키가 큰 잡초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푸른 하늘에는 흰뭉게구름이 갈 길을 채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