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바쁜 토요일 !!

등록일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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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이른 아침의 날씨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오늘 순례길에 오를 분들을 생각하며 성전에서 미사 준비를 하였습니다.

제대에 미사를 차리고 성전에 등도 환하게 켜놓고.

오전 8시 30분이 되면서 순례단들이 도착해서 성전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신암리공소 이야기' 동영상을 시청하셨습니다.

그 사이에 제의실로 와서 제의를 차려 입고 미사 준비를 마쳤습니다.

미사 강론은 '성지란 무엇인가?'를 말씀드렸고, 미사 후에는 순례자축복기도와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다행히 미사가 끝나면서 해가 쨍쨍!! 날씨는 쌀쌀했지만 햇볕 덕분에 순례길이 크게 춥지는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잠시 틈을 내서 신발장의 구두를 햇볕에 말리고 구두약도 칠해서 닦았습니다. 신암리에 와서는 구두를 신을 일 거의 없이 운동화를 주로 신고 다녔습니다.

신발장의 신들도 태양맛사지를 좀 받아야 할 것 같네요. 신발을 햇볕에 갔다 놓고 돌아서는데, 신자 한 그룹이 보였습니다.

늘 그렇듯, "순례 오신 거에요?" "네, 양주 2동 성당에서 왔어요."

미사에 참석하러 오신 분들입니다. 미사 후에 점심식사 약속이 있었지만, 추운 날 순례오신 교우들을 그냥 돌려 보낼 수 없어서 성지에 대한 소개와 강의 30 분정도 해드리고, 순례자축복 기도와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약속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예비신자 두 부부와 회장님 부부가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거의 1시간 정도를 살아온 삶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교우들간의 대화는 신앙을 소재로 주로 이어져 갔습니다. 나도 오랜만에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서둘러서 오후에 도착하는 순례팀을 마중하기 위해서 성당에 왔는데 이미 도착해서 성전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성전에 도착했을 때 명동성당에서 예비자교리에 참석하시는 형제님과 부인을 만났습니다. 그 형제님은 암수술 후에 새로운 생명을 받은 것에 감사하며 신앙을 갖기로 하셨다는 말씀을 잠시 나누었습니다.

안수와 축복 기도를 해드리고 성전에 들어가는데 의정부순례단이 기도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고 계셨습니다. 전에 있던 화정동성당 교우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랜 만에 만난 교우들이 내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신부님, 얼굴이 많이 타셨어요."  같은 대답을 합니다."신암리에 적응해 가는 거지요."

사진촬영을 도와드리고 다음 주 미사에서 만나자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래도 오늘 일정은 좀 빨리 끝났습니다.

주일 강론 준비를 마치고 정원 산책을 하러 나가는데 왠 자루가 하나 현관에 있었습니다. 쌀 10킬로그램이 들어 있었습니다. (체중계에 재 보았지요) 

                                      

누가 갔다 놓고 간지 궁금하던 차에 문자메시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주교님이 사목방문 하시던 날 성당주차장에서 벼에 바람맞이를 했던 그 벼였습니다. 

요안나 자매님께 감사의 메시지를 드리고 이참에 쌀 10킬로그램짜리 쌀통도 락앤락 걸로 주문했습니다. 금요일날 쌀통이 도착합니다.

그런데 그 날은 혼인성사가 12시에 있는 날입니다. 혹시 신혼부부가 혼수품으로 오해하지는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