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등록일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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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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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미사에서 교우들이 신청한 위령미사의 명단을 읽으면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의정부교구에서 사목을 하시다가 세상을 떠난 사제들을 기억했습니다.

이사응 안토니오 신부님, 신정순 베네딕도 신부님, 조진섭 요셉신부님, 전승규 아우구스티누스 신부님, 김주용 암브로시오 신부님, 김도연 야곱 신부님, 양종인 치릴로 신부님. 

의정부교구가 신설된 후 모두 일곱 분의 사제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보다 선배신부님은 두 분, 그외는 모두 후배신부입니다. 울대리 소재 길음동성당묘원에 모셔져 있습니다.

라틴어의 금언 중에 죽음을 늘 기억하라는,  '오늘은 내게, 내일은 너에게'란 말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오늘 입니다. 

오늘은 길음성당성당 묘원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이사응신부님의 묘소를 찾았습니다. 그곳에는 양종인, 전숭규 신부의 묘소도 같이 모셔져 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이 신부님의 마지막 사목본당이었던 고양동성당 교우들 40여 명이 연도의 마지막 부분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주교님과 교구 신부들 10여 명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교우들 곁에 서서 함께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사응 신부님, 첫 본당 대화동성당에 부임하고서 며칠이 지나지 않아 대선배신부님께서 방문하셔서 오랜 시간 성전 건축과 사목에 대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그후에도 지구사제 모임 때 만나게 되면 대화동성당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또한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본당이 고양동성당이었습니다.

어머니 장례 때도 마음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묘소 앞에서 짧은 기도를 바치고 위령미사를 봉헌하러 미사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미사 시작하자마자 마이크가 말썽을 부려 제대로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문제가 생긴 듯 했지요. 덕분에 강론은 아주 짧게 끝나서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강론은 짧았지만 내용은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교구장님께는 송구하지만, 세상에 온 순서대로 하느님께 차례로 갔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이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강론은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미사 끝에 주교님은 "온 순서대로 가는 것에 나는 반대합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다시 한 번 큰 웃음이 났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엔딩멘트를 하시고 강복을 주셨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바로 신암리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기도쉼터 작업에 교우들이 함께 하시고 계셨습니다. 사다리 잡아주고 시키는 일 잠깐 도와드렸습니다. 탁자 위에 피자 두 조각이 남아있기에 한 조각 먹고 ㅎㅎ

기도쉼터 일이 끝나고 나서 보니 순례자 두 분이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다시 내려가서 두 분께 축복기도와 안수를 드렸습니다. 원래 집은 울산인데 자녀들 집에 방문하신 길에 이곳을 방문하시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교우들의 신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을 마감하면서 전에 보았던 만화영화 '코코'를 기억해 봅니다.

'코코' 애니매이션 영화의 노래 가사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내 심장이 멈추지 않고 뛰듯이,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 이어질 거에요." 이 가사처럼 오늘 살아있는 이 땅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해서 저 세상까지 우리의 사랑이 이어지는 삶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