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평화방송 녹화하는 날

등록일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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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에서 사목자료 시리즈 '성직주의 성찰과 나눔'을 발간하였습니다.  "나는 성직주위에서 자유로운가?"라는 글을 썼기 때문에 방송 섭외가 왔습니다. 

이유는 '내용과 글이 좋다. 사목의 체험이 잘 드러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등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직주의'라는 주제를 교회와 성직자 안에서 다룬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이 주제를 가지고 교황님이 말씀을 하셔도 왈가불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주제입니다. 방송 섭외를 받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가서 뭔말을 하더라도 본전도 못차리는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형님들에게도 조언을 구했지요. 

'들을 말을 듣고, 할 말은 해야지'라는 방송에 출연하라는 격려였습니다. 그리고 방송에 출연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녹화 당일 12월 14일, 교우분들이 명동에 있는 방송국까지 나가는 길이 막힐 지도 모르니까 미사는 하지 않아도 좋겠다고 했습니다.

성직주의에 대한 방송을 찍으러 간다고 미사를 안한다면 이 또한 성직주의의 폐단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 미사는 오전 9시 30분 1시간을 당겨서 봉헌하였습니다.

처음 네비게이션에는 소여시간이 1시간 47분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송 전에 작은형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예약해 놓아서 조금은 늦지 않을까 불안했습니다. 서울이 점점 다가오고 명동이 다가올수록 교통체증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래도 12시전에는 방송국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형님과 식사를 하고 방송국으로 갔습니다. 방송국에 도착해서 방송출연하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방송 관계자와 간단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머리숱도 별로 없는데 가르마 옆을 드라이로 힘을 주고, 촬영을 위해 분장을 하고 역삼동 녹화 스튜디오로 출발했습니다. 한남동을 지나면서는 자연스럽게 요즘 핫한 영화 '서울의 봄' 영화 이야기기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대통령 숙소로 사용되는 곳이 전에는 바로 그 영화의 핵심 참모총장 숙소였기 때문이죠.

나는 그때 고2, 참모총장공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집과 성당이 있었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그날은 성탄예술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고등부주일학교 학생들이 성당에서 연습을 하였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분식집으로 이동할 때 저녁 퇴근 시간 쯤이었는데 차가 도로를 완전히 막고 있었습니다.양측 방향으로 일부 구간만을 빼고는 움직이지 못하고 정지상태 였습니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그것이 참모총장 체포 작전의 일부였다고. 지원군이 올 수 없도록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는 작전이라고.

이런 저런 그 당시의 얘기를 하며 약 1시간 정도 걸려 녹화 장소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잠시 휴식 후에 오후 2시가 넘어서 녹화가 시작되었습니다.

4대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음향, 피디, 작가 등 여러분이 정면에 앉아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녹화는 자연스럽게 2시간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담당 피디도 상당히 만족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조베드로 신부님(보도국 차장)의 일을 가까이서 보면서, 일의 어려움도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평화방송 TV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신부님입니다. 

방송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시간은 강남의 한복판을 지나야 했습니다. 전에 보좌신부 생활을 하면서 병자영성체를 다니던 길과 청년교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구역을 지나왔습니다. 30년 전 일입니다.

또 1시간이 걸려 5시가 넘어 방송국에 도착을 해서 작별인사를 하고 신암리성당으로 출발했습니다. 퇴근 시간에 걸려 각오는 했지만 2시간 40분이 걸려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돌와와서 대강 씻고 저녁을 차려서 천천히 식사를 하며 하루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운전 시간 포함해서 차를 6시간 승차, 녹화 2시간, 점심식사 1시간.

사제관을 떠난지 거의 9시간이 넘어서 돌아왔습니다. 방송이 힘든 것이 아니라 오고가는 것이 노동인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아직 식사 후에 설겆이가 마지막 일로 남아 있었습니다 ㅋㅋ

방송은 2024년 1월 6일(토) 오후 5시 3- 43까지(본방) , 1월 7일(일 ) 오후2시 5-45분까지(재방송) 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3명의 출연자가 2시간 동안 녹화한 것을 어떻게 40분 분량으로 편집을 하는지? 

이번 방송을 보면 긴 내용을 어떻게 편집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틈나는대로 보면서 배우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배우는 이유는 계속 잊어버리기 때문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서울가서 방송녹화한 피곤이 오늘에 조금 풀리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