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20년 만에 식사
- 등록일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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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 시절 친하게 지내던 동창신부가 본당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지구장직무를 수행하면서, 전국의 성지를 순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의정부교구에 있는 순례성지를 순례하던 길에 신암리성당을 찾아왔습니다. 어제 오전에 본당에서 하룻밤 지내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양주와 남종삼묘, 황사영묘, 갈곡리성당을 순례한 후에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신암리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파주가야랜드에서 목욕을 하는 중이라 오후 4시 40분 쯤 동창신부와 만났습니다.
성당에 도착했더니 성체조배 후에 사제관 1층 회의실에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신산리에 있는 식당에서 김치두부전골과 소주 1병으로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요즘 들어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먹을만하다면서 땀을 흘리면서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가 저에게 "영민아, 너랑 나랑 이렇게 단 둘이 마주 앉아 식사한 것이 20년은 된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동창모임 때 만나 식사를 단체로 했지만 단 둘이 하는 식사는 정말 오랜만 이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라 다른 동창들이 지금도 붙어다니냐고 물을 정도 였으니까, 오랜만에 식사는 조금은 낯설만도 한데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녁 10시가 넘어서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오늘 한탄강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 그 친구는 1층 옷방에서 먼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벌써 떠날 준비를 다하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친구는 순례길을 떠났습니다.
오전 10시 30분 미사가 끝나고 한탄강 둘레길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한탄강 물이 세차게 흐르는 동영상과 함께.
나도 점심식사를 하고 설겆이를 하다가 갑자기 한탄강 둘레길을 한코스 걸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지런히 주방을 정리하고 오후 1시 쯤 출발, 오후 2시 15분 쯤 순담계곡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순담에서 드르니 매표소까지 입장료가 만원! 비싸네 했는데 철원지역상품권 5천원 짜리를 함께 주면서 택시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계곡에 길을 낸 단도를 따라 3,6킬로미터를 걸어내려 갔습니다.
과히 절경이 이었습니다. 맹추위에 계곡과 작은 폭포 물이 얼어서 멋있는 풍광을 보여주었습니다. 중간 중간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 직원들이 배치되어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드르니매표서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순담매표소에 도착했습니다. 상품권 5천원, 4천 2백원카드 결재로 택시비 9천 2백원. 시간이 좀 남는 듯 하여 윗물길 얼음길을 트랙킹하고 , 승리교와 은하수다리,고석정을 차로 방문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찬바람을 맞으면서 걸어야 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한탄강 절벽과 모래사장이 바로 승리교 아래 있었습니다. 그런데 눈축제를 준비하는지 인공눈을 만들 준비를 하는 공사가 한창이라 모래사장은 밟지 못하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해가 져서 캄캄, 돌아오는 길에 저녁식사를 하고 사제관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안되었습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더니, 저는 친구따라 한탄강둘레길 얼떨결에 다녀왔습니다.
간만에 혼자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악산을 오르는 것과는 다른 물길 따라 걸은 오늘 서산으로 지는 멋있는 일몰도 선물로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