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설 명절 하루 전

등록일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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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미사 후에 16년간 성당에 오지 못했던 교우가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면담 고해성사로 보셨습니다.

고해성사를 위한 짧은 기도를 바치는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삶의 모진 시간들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교리와 전례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고해성사, 누군가에게는 큰 부담으로 피하는 성사이지만, 용기를 내어 시작하는 고해성사, 고해성사 전과 고해성사 후는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됩니다. 

사제인 나는 교우들의 눈빛과 얼굴의 모습이 정말 많이 달라짐을 체험합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당신께로 이끌어가시는 시간, 하느님의 품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시간이 바로 고해성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해성사가 끝나고  냉장고 정리와 빨래, 밀렸던 청소를 하고 나니 점심시간 훌쩍 지났습니다. 식사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은 새로운 음식을 도전해 보았습니다.

지인이 보내준 굴비를 찌는 일이었습니다. 택배를 받는 날 저녁에 비늘과 지느러미는 1시간에 걸쳐 미리 손질을 해서 냉동실에 보관 중이었습니다. 

그중 한 마리를 쌀뜨물에 담가 놓고 미사를 봉헌하러 갔습니다. 대강 손질을 다시 하고 굴비를 쪘습니다. 첫번 시도치고 맛도 쫀득거림도 보리굴비 식당에서 먹던 것과 비슷하게 흉내를 냈습니다.  냄비가 작아서 편법으로 ㅋㅋ 

또한 설명절을 맞이해서 교우분들이 반찬과 설음식을 많이 가져다 주셨습니다. 작은 반찬통에 한끼에 먹을 수 있는 만큼 소분을 해서 냉동실에 보관하는 작업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사실 요새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 음식을 조절하고 있는데 어째 설 때문에 조금 문제가 생길 듯 하네요 ㅎㅎ 가져다주신 음식 잘 먹고 아침에 달리기 쉬지 않고 해야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분수를 알다.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기에 스스로의 처지를 깨닫고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사람이 모인 사회에서 하느님도 아닌 

인간이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