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재의 수요일을 지내며
- 등록일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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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의 예식에 꽤 많은 교우들이 참석했습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창세기 3,19 참조)
교우들은 머리를 숙여 재를 받았습니다. 재를 얹으며 사제가 하는 성경의 말씀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아담)이 주 하느님의 말씀을 거슬러 금지된 나무 열매를 따먹은 후 하느님을 피해 숨었을 때 하신 말씀입니다.
2. "하느님을 외면한 인간이 자기 스스로를 선과 악의 최종 기준으로 삼고 살고자 하였을 때, 하느님이 인간에게 하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3. 인간을 창조하실 때, 하느님이 그 안에 불어넣으신 하느님의 숨결이 사라지면, 재와 같이 허무한 인생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머리에 재를 뿌리는 것은 우리 안에 하느님의 숨결이 살아 계시지 않으면, 우리는 재와 같이 헛되고 헛된 존재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
우리의 몸은 하느님의 숨결로서 진흙이 아니라 따뜻함을 간직하고 전해주는 몸이요 거룩함의 원천이란 사실을 발견하라는 것입니다.
이번 사순시기는 과연 어떻게 생활할지를 잘 계획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자선과 단식, 기도를 통해 내가 있는 그곳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곳으로 변화시켜 가면 좋겠습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하고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정원에서 왕복하면서 기도를 하는데, 돌아서는 순간 부조상인 성모상을 비추는 조명에서 '팍'하는 느낌으로 연기가 잠깐 보이다가 사라졌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조명을 연결하는 전선에 문제가 있는 듯 했습니다. 일단 성모상과 종탑 조명 차단기를 내렸습니다.
핸드폰 조명으로 살펴보니 합선이 된 듯 했습니다.
아침 운동을 하면서 살펴보니 확실히 전선이 문제, 회장님께 얘기를 해서 오후에 조치를 해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요즘 날씨가 포근해서 땅과 주위 풀들이 젖어서 합선으로 일어나는 불꽃에 불이 붙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성모님이 묵주기도 선물로 주신거라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조상 뒤에 있는 전나무가 두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수명을 다한 듯 하여 3월 말까지 자르기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공소시절부터 함께 해온 나무라 아쉽지만 갑자기 쓰러지는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남명행정센터에 신고를 하고, 양주시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나무를 자른다고 하네요. 그 나무로 가능하면 어떤 조형물을 만들거나 성당에 필요한 것을 만들 계획입니다.
모든 일이 잘 마무리기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원하는 것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아도 바람은 모두 들어주셨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르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그다지 바라지 않는 것들을 주시기도 합니다. 우리는 고통과 슬픔을 극복한 후에야 그것을 주신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내맡김, 바람은 모두 들어주십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