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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마리아 님 선종과 병자성사

등록일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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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사 후에 은혜요양원으로 갔습니다. 곽글라라의 모친께서 위중하셨기 때문에 병자성사를 하기 위해서 회장님과 고인이 되신 마리아의 사위와 따님과 함께 도착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가족같은 분위기의 요양원이었습니다. 관리실장님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마리아 할머니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는 병실이었습니다.

병자성사를 집전하고 임종전대사까지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도를 바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로비에 계시던 할머니들 중 한 분이 "가끔 놀러 오세요."라고 말씀하시고 웃으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점심식사를 하고 차 한잔을 나누고 사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마리아 할머니께서 선종하셨다고 회장님이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고인께서는 천소를 누리시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평소 당뇨를 앓으셨지만 당뇨로 인한 합병증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셨다고 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2월 16일이겠네요. 이때는 요양원에 함께 계시는 분들과 노래도 하셨고, 저녁에는 주무시다가 "십오야 밝은 달은... ."하고 노래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평소 부지런하게 한자 공부도 열심하셨고, 장구를 치면서 노래도 한 곡조 뽑으셨다고 합니다. 몸이 자유로울 때는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향년 93세 (만 92세) 까지 건강의 비결이 이렇게 당신만의 삶의 이런 건강한 삶의 루틴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오늘은 미사 후에 교우들과 함께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단 위에서 십자가와 성수를 놓고, 가져간 연령회 깃발을 세웠습니다. 그 사이에는 나는 고인을 위해 기도하고 성수를 뿌린 후,  절을 두번 반 올렸습니다. 

함께 간 교우들도 조문을 마친 후 '긴 연도'를 하였습니다.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할 때  긴연도가 끝났습니다. 본당 교우들은 오늘 저녁 8시에 장례식장에서 연도를 바치기로 되어있습니다.

연도가 끝나고 식사 전에 미사 일정을 유족과 논의했습니다. 화장장은 성남에서 23일 (금) 오전 11시 성남에서,  장지는 철원 그리고 내일 오후 2시에 입관예절, 그래서 미사는 입관예절이 끝나고 바로 이어서 봉헌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저녁부텅 오는 눈이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회장님과 성당에 도착해서 그늘진 곳에 눈을 함께 치웠습니다. 눈이 계속 옵니다. 

고 김경숙 마리아 교우에게 주님의 영원한 안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에게서는 온화함 보다는 '엄격함'이 느껴졌습니다.

죽음과 질병, 빈곤,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사람을 지켜보는 수녀님의 표정에는

강인함과 고용함 그리고 슬픔이 있었습니다.

(첫인상, 마더 데레사 수녀님과의 첫 만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