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과 다육이의 소생에 감사하며

등록일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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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오늘도 하기 싫지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운동을 한 후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이왕 시작한 것 조금 더 거리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시작하고 호흡이 안정되기까지는 힘이 듭니다. 

어느 순간 호흡과 달리는 리듬이 맞기 시작하면 조금은 수월하게 달립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을 달릴 때마다 생각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뛸까말까, 그래도 시작하면 벌써 목표의 반을 달리고 있습니다.

미사 전에 사무실에 들러서 이번 주에 들어온 감사헌금과 봉헌함에 있던 봉헌금을 안드레아 형제님께 전해드렸습니다. "신부님, 통장이 엥꼬가 났어요." 후원금 통장에서 이체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후원금 통장에서 일부 금액을 이체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꽃밭과 십사처 제작에 들어가는 예산이 솔솔치 않습니다. 수입보다는 지출이 현저하게 많은 상황이니까요. 십사처 제작이 끝나고 나면 예산집행에 대해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듯 합니다.

오늘은 미사 중에 '성모의 날' 예식도 봉헌예절 때 함께 했습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초봉헌과 미사 전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소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강론은 삼위일체에 대한 교리 강론을 했습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교우들은 아주 열심히 경청하셨습니다. 믿을교리, 먼저 우리가 믿음으로 앎에 도달하는 은총이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미사 후에는 순례오신 교우들에게 축복기도를 하였습니다.

특히 양주2동성당에 순례오신 교우들은 미사 후에 쉼터에 기도모임을 하고 가셨습니다. 쉼터의 기능이 다양합니다. 어제는 인천 삼정동 신자들이 닭튀김과 간식을 드시고, 오늘 그 같은 탁자에서 기도모임이 이뤄지고, 비온 날 저녁에는 5월 묵주기도를 하고. 쉼터가 '삼위일체'의 역할을 합니다.

오후 3시에는 은현면에 있는 빈체시오요양원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미사 후에는 블란디나 할머니에게 병자성사를 드렸습니다. 로사 수녀님은 병자성사신청서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내게 주었습니다. 병자성사 때에는 할머니의 따님과 사위가 함께 참석해서 기도를 했습니다.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성당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가 짬뽕 국물이 생각이 났지만 일단 성당에 와서 정리를 하고, 결국 짬뽕으로 먹으로 갔습니다. 삼선짬뽕 간만에 국물까지 거의 다 먹고 돌아왔습니다.

전에 있던 본당 근처에 생선초밥집 이름이 '만원의  행복'이었는데, 오늘이 바로 만원으로 배고픔도 설겆이도 해결한 행복한 날이네요. 비구름에 가린 감악산 임꺽정봉과 구름재가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는 저녁입니다. 

비 맞으라고 내어놓은 다육이가 흠뻑 적셔져 있습니다. 무식한 주인 만나서 1년 3월 동안 물한모금 먹지 못했습니다. 물 안줘도 되는 줄 알고. 손님이 방문했다가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말라죽지 않은 게 정말 기적이라고 ㅎㅎ 요즘은 2주에 한 번은 수분을, 오늘은 질소가 풍부한 빗물까지 먹었으니까 잘 자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