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19주일을 지내며

등록일
202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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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끝날 줄 모르는 폭염, 폭염주의보, 경보가 문자메시지로 계속 전송이 됩니다. 더운 날씨에도 순례오시는 분들은 거의 줄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화요일 수리도성당 초등부 순례를 시작으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본당순례단 혹은 가족단위로 부부와 부모님과 자녀들이 30여명 정도 다녀갔습니다.

오늘은 성당대청소의 날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성당청소에 함께 해주신 교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은 전에 사목했던 본당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신암리성당을 방문하셨습니다. 벌써 전 본당을 떠난지가 10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그분들을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분들도 내가 이곳에서 사목하는 줄을 모르시고 오셨습니다. 미사를 봉헌하면서 알아보시고 미사 후에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본당을 새로 짓기 전에 내가 아파트에서 생활을 할 때 같은 라인에 살던 분이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예전 얘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얼마전에 돌아가시고 이제는 혼자 생활을 하신다고 했습니다.  인사를 하고 사제관으로 들어왔다가 선물을 드려야 할 것 같아 가지고 있던 감자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서 갖다드리고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사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식사 준비를 부엌에서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할머니의 아드님이었습니다. '얼만 안되지만 어머니가 시원한 거 사드시라고 전해드리라고 해서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더 이상 거절하는 것도 아닌 듯하여 받았습니다.

같은 동아파트에 살 때 맛있는 거 한 번 제대로 못해줘서 죄송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성당 신축할 때 시위하는 이들에게 욕을 하도 먹어서 안스러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점심식사를 챙겨서 먹으면서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할머니도 아드님과 함께 좋은 구경 많이 하시고 건강하시고 기쁜 날 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