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둥근 달 아래 산책하며 묵주기도를!
- 등록일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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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하고 산책 겸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를 바치면서 쉼터 십자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꽃과 잡초들의 생존 현장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알지 못하는 협업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동녘 하늘에 붉고 둥근 슈퍼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잠시 쉼터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달을 바라보며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그 사이에 달은 붉은색을 벗어버리고 본래의 색깔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태풍으로 인한 비가 오기로 되어 있어서인지 달빛이 붉었나 봅니다. 성당에서 잠시 성체조배를 하는데 아침에 학생시절 같은 성당에 다니는 후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요즘 잘 지내세요? 그런데 요새 게을러지셨나봐요. 신암리다이어리를 왜 일주일 한 번만 올리세요." "다이어리에 올릴만한 일이 없어서다. 있어도 너무 개인적인 일들이라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어서 그래."라고 대답했습니다. 안부인사를 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방문하겠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요새는 순례자축복기도 강복도 미사에 참여하시는 분에게만 주는 정도고, 순례자들도 아주 짧게 머물면서 기도를 하고 성지도장을 찍고 돌아가기 때문에 얼굴 마주칠 일도 별로 없습니다.
나 역시 아침 달리기를 하고,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고, 씻고 아침식사, 그리고 미사 그리고 점심식사 준비 후 식사, 에어컨 돌아가는 방에 있다가 기운이 있으면 에코센터로 운동, 갔다와서 다시 저녁준비 그리고 식사. 설거지와 주방청소와 행주 빨아서 널고 양치하고 묵주기도와 저녁기도, 독서와 TV 시청 그리고 취침.
땀흘리면서 일어나서 다시 반복되는 생활의 연속입니다. 가끔은 드라마세트장에서 생활하는 듯한 느낌도 들지요. 그래도 독서와 달리기가 정말 많이 도움이 됩니다. 동네 분이 한 번은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에요. 쉬엄쉬엄 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분이 밭에 나와 일하는 시간에 나는 달리기를 하러 늘 마추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6번 이상을 ㅎㅎ
하지만 다이어리에 쓸 것이 별로 없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정말 별일이 없어서니까요. 물론 요즘 교우분들 중에 편찮으신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주일미사 보편지향기도 중에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보편지향기도 4번째는 정말 신암리성당 공동체의 기도를 바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폭염과 높은 습도 때문에 고추가 익는 것이 아니라 솥에 찌는 것처럼 된다고 하네요. 논에 벼와 밭에 있는 고추도 잘 익어가는 시간이 오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