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30주일을 맞으며

등록일
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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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달리기를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점점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봄에 심었던 벼들은 이미 수확을 마치고 짧은 목만 논에 남겨져 있고, 배추와 무도 김장용인지 수확을 아침부터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짧아져버린 가을이 아쉬운 단풍색을 보이지만 그래도 가을 정취는 나름 느끼는 시간입니다. 

어제는 의정부도보 순례단 40여명이 오전 8시 30분 미사를 봉헌하고 출발하였습니다. 순례단을 위한 토요일 오전 8시 30분 미사를 마지막으로 봉헌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새삼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하는데는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견디고 버티다 보면 목적지에 다가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오늘 아침 달리기를 하고 성당에 도착하니 순례단 참가자와 봉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는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도 아침달리기를 하는 것에 약간은 놀란 듯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모여 있는 이유를 물어보니까 '보충 도보순례'라고 하였습니다. 사정상 완주를 못한 참가자들이 그 구간을 채우는 것이라고. 꼭 같은 구간은 아니더라도 거리를 채우는 것 같았습니다. 우와! 대단합니다. '보충수업'은 들어봤어도 '보충순례'라니 ㅋㅋ

또한 이번 주일도 신암리성당은 아주 큰 기쁨의 선물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지난 두 주일은 성가대 봉사로 뜻깊은 주일미사를 봉헌했는데, 오늘은 참회와 속죄 성당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미사에 함께 참례했습니다.

     

어린아이들과 젊은 부모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공동체 기도를 바쳤습니다.

내가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강론을 짧게 하는 것이라며 3분 만 하겠다고 하니까  한 어린이가 3분도 길다고 해서 1분 30초 만에 강론을 마치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ㅋㅋ그런데 어른 교우들이 더 좋아하시는 듯 하네요.

미사 후에는 성당 청소가 있는 날이라 20분 정도 쉬고, 어린이들에게는 20분 정도 신암리성당 소개와 성지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이 경청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네요.

점심식사 후에는 십자가의 길을 조별로 진행하고 지금은 밖에서 오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끌벅쩍합니다. 어린이의 생명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린이들의 기도가 신암리성당이 하느님께로 가는 징검다리 돌 하나를 놓아주었습니다.

감사한 오늘입니다. 이제 오후 3새에 있는 빈첸시오 양로원 미사를 가야 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참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