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3주일
- 등록일
-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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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둔 주일, 마음은 분주하지만 또 조금은 썰렁한 기분입니다. 지금 많은 것들이 불확실한 상태라 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또 어려운 시간들도 하나씩 매듭을 풀다 보면 제자리를 찾게 되리라 희망해 봅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의 숨, 영혼을 지닌 인간입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고 사람은 그저 사람일 뿐임을 잊지 않는다면 적어도 하느님을 향한 삿대질은 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오늘 미사에는 전에 사목하던 본당 교우 가족이 함께 하셨습니다. 미사 후에는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순례자축복 기도를 하고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구입한 승용차를 축복해드렸습니다.
그 가족에게 '신부님,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답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준비하는데, 쉼터에서 '빈대떡'이 다 익었다고 연락이 와서 가져다가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명절을 맞아 쉼터에서 교우분들이 해주신 따뜻한 빈대떡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전하고 싶네요. 점심식사 후에는 빈첸시요양원 미사를 집전한 후에 독감 유행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병자영성체를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파주에서 외조카 부부를 방문해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설 명절이라 절을 해야 한다고 해서 쑥스러운 마음으로 어정쩡하게 절을 받고 세뱃돈도 부부 각자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명이 환하게 성당 종탑을 비추는 신암리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받은 은사를 불태우며 그 누군가에게 보고싶은 사람이 된다는 것, 행복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나의 역할에 충실한 배우가 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현세의 삶을 영원히 살 듯이 착각하지 않는 지혜로운 시간이 되기를 또 희망해 봅니다.
내일 대설경보까지 발령된다고 합니다. 이번 설에는 마당이 눈으로 하얗게 덮인 채로 지낼 수도 있겠습니다. 목요일 30일엔 기온도 아주 많이 떨어진다고, 건강 조심하고 운전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