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사순제5주일을 지내며
- 등록일
-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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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농사에도 건조한 날씨와 해갈에도 도움이 되는 봄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눈 앞에 보이는 감악산과 구름재의 녹음이 더 생기있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사순제5주일을 맞는 오늘, 이제 사순시기가 곧 끝나고 성주간과 부활시기를 맞이합니다. 지난 몇 주간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는 큰 시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부주의로 시작된 산불은 많은 인명 피해와 산을 황폐화시켜 많은 이들의 삶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3일에 계엄령 선포로 우리 공동체는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다 기각’이다의 의견으로 나눠져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계엄선포 123일 만에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으로 법적인 문제는 마무리 되었지만, 그동안 서로를 향한 비수를 담은 말들은 우리 사회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처와 말들이 서로의 타협과 존중을 통해서 이겨나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오늘 복음 역시 간음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인을 돌로 쳐라”라고 판결하십니다. 결국 사람들은 떠나가고 예수님 앞에 그 여인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죄 많던 그녀는 죄악에 죽었으며 새로운 삶으로 흐느끼는 새 인간으로 주님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이 서야할 자리입니다. 길가의 목적지 이정표를 찾지 못하여 정을 찾아 사랑하지 않는 임을 따라 길거리를 방황하던 여인은 온몸에 죄를 뒤집어 쓴체 예수님 앞에 섰고 예수님은 그 여인의 죄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 짓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여인을 돌려보내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심판은 인간을 죄의 비참한 속에 가두어 묶어버리기 보다는 오히려 그를 해방시켜 순수한 정신과 영혼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그리스도를 위해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그래서 모든 것을 쓰레기로 여길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순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에서 우리 사회의 혼란과 서로를 향한 증오와 미움을 털어버릴 수 있는 길을 묵상하면서 손에 쥐었던 돌멩이를 놓을 수 있는 평화로운 시간을 만들어가기를 성령께 의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