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부활제5주일다해주일을 지내며

등록일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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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부터 어제까지 기상 예보보다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비로 인해 성당의 CCTV 카메라 중 하나가 벼락과 천둥에 잠시 고장이 났다가 복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4지구에 있는 본당에서 순례를 많이 오셨습니다. 양주2동성당 구역신자들과 고읍동성당, 동두천성당과 서울교구와 인천교구 신자들도 오셔서 기도해주셨습니다.

오늘은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벌써 45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나는 고3이었지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고등학교가 자리를 잡고 있을 때라 그 당시 1년은 오후 수업 때는 때로 최류탄 냄새로 콧물을 흘리면서, 시민과 대학생들의 함성 속에서, 가끔은 시위대열에 합세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였습니다.

늘 생각합니다. 보좌신부 시절 5.18 희생자 묘역에 있던 나와 생년월일이 같았던 학생을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묘비 앞에서 머릿속이 하얗게 된 채로 꽤 오랜 시간을 서 있었습니다. 그 후에 휴가 때는 가끔 그곳을 참배하였는데, 언제 다시 한번 5.18 희생자 묘역을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아직도 세상 안에는 죽을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이들, 억울하게 죽어가는 이들과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는 죽음도 있습니다. 그런 죽음이 점점 적어지는 세상을 희망해 보며,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해 봅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랑으로 가득한 날들을 기원하며, 사랑의 새 계명을 통하여 새 하늘 새 땅을 이루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니겠지요. 예수님이 그러셨듯 틀림없이 우리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아플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렇듯. 그러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갈망이 있는 한 거절할 수 없는 초대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그런 사랑으로 열리는 새 하늘, 새 땅, 사랑으로 드러나는 우리의 본 모습, 그러기에 사랑하라는 말씀은 참으로 귀한 선물이요, 비할 바 없이 기쁜 소식입니다.

오늘 신암리성당의 하늘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람이 잘 어우러지는 오후 입니다. 지난 주 야외미사 관계로 본당청소를 못한 것을 오늘 교우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지난 주 미쳐못했던 쉼터의 일들도 함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화초에 거름도 주고 잡초도 뽑고, 예초기를 돌리고, 정원가위로 나무들의 이발도 예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우물에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성화도 부착하였습니다. 

  

교우들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간 후 성당의 한가로운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