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16주일농민주일
- 등록일
-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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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간은 폭우와 천둥 벼락으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홍성에서 일하는 한 지인분도 비가 쏟아질 때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안간힘을 다해 돌을 붙자고 급류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 죽은 송아지를 핥고 있는 어미 소가 눈앞에 선합니다.
농민주일을 맞는 오늘 농촌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가까운 시간 안에 다시 일상을 되찾기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도해 봅니다.
이번 주말에도 순례 교우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주중에는 가족 단위 혹은 단체, 구역 등 소그룹으로, 토요일에는 세검정, 적성 자비의 기도팀 20여 명, 성당을 빌려서 미사에 참례하신 광주교구 순례단 80명.
순례를 통해 기도하시는 교우들을 보면, ‘자취 없이 숨어서 일하시는 하느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누가 보건 보지 않건 겸손한 신앙을 실천하는 분들을 이곳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성당 대청소가 있는 날, 나는 아침 일찍 사제관 1층 청소를 마쳤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는 의정부교구 중산성당에서 레지오 전 단원 교육을 위해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산성당에서의 강의는 '레지오의 사도직을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에 대한 주제를 묵상하였습니다. 약 200여 명의 교우들이 강의를 경청해주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서 하늘에 펼쳐진 뭉게구름을 보기 좋았지만, 수해현장의 하늘에서도 저런 구름이 떠 있겠지요. 눈 앞에 보이는 참혹한 현장 거짓말 같이, 꿈처럼 느껴질 분들의 속은 다시 시작된 폭염 만큼이나 힘들겁니다. 지금 바깥의 풍경은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속이 많이 상하는 주일 오후 입니다.
이렇게 또 한 주간을 지내고 또 한 주간을 시작합니다. 시간의 주인이신 하느님, 무수한 생명을 키워 주시는 하느님의 넘치는 업적과 수고를 산과 들 그리고 하늘에서 만납니다. 폭우로 많은 것을 잃어버린 분들에게도 하느님의 자비와 위로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