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평신도주일, 라테라노대성전 봉헌 축일
- 등록일
- 20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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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토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신암리성당에서 갈곡리까지 도보순례를 하는 분들 80명이 일찍부터 성당 안에 자리를 잡고 최민호 지도신부님의 강의와 공지사항을 숙지한 후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전 9시 30분 경에는 야당맑은연못성당 남성총구역신자들과 반주단원 80여명이 미사에 참석한 후 '신앙인의 삶과 봉사'에 대한 강의를 듣고 점심식사를 한 후 귀가하셨습니다. 날씨가 아침에는 비가 오고 낮에는 잔뜩 흐렸습니다. 흐린 날씨지만 많은 교우들이 순례를 오셔서 성전을 기도로 꽉 채워주셨습니다.
주일 아침 달리기를 마치고 쉼터에서 물을 마시고 나오는데 사목회장님이 낫을 들고 나타났나셨습니다. 미사 후에 칸나 뿌리를 뽑기 좋게 대를 제거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정말 부지런한 분입니다.
미사 후에는 하계동에서 오신 교우들에게 축복기도와 안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달리기를 하면서 생각했던 감악산 정상 바로 옆에 모셔진 성모상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등산을 하였습니다.
12시 48경 25-1번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되는 대한민국입니다. 10 분정도를 달려서 출렁다리 정류소에서 내려 정상을 향해 걸었습니다. 주말을 맞아 가족, 연인들로 북적였습니다.
1시간 20분 정도 걸어서 성모상에 도착했습니다. 1년 전 성모님을 목욕시킨 교우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그 목욕의 효과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영광의 신비 5단을 바치고 감악산 옆 임꺽정봉에서 시작되는 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으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하산길은 신암리숲길을 선택했습니다. 고즉넉한 길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암저수지에는 낚시하는 이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요즘 낚시는 앉아서 보다는 서서 하는 사람이 많은 듯 합니다. 낚시터에 비친 하늘과 산 그림자가 운치가 있었습니다.

오후 5시 쯤 성당에 도착해서 저녁기도를 바치고 성전의 모든 불을 끄고 사제관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옷과 가운을 입었습니다. 빨래를 돌리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습니다. 파가 좀 필요해서 밭으로 가는데 성당 안' 십자가의 길' 위에 있는 등이 켜져있었습니다.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부부가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비록 잠옷 위에 가운을 입은 상태였지만, '복장이 좀 불량한데 강복을 받으시겠습니까?'라고 웃으면서 묻자 '고맙습니다. 신부님!'하며 머리를 숙이셨습니다. 편안하게 기도하라 말씀드리고 사제관으로 돌아와 식사를 마쳤습니다.
오늘 하루가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무사하게 산행을 마친 것, 잠옷을 입은 내게 강복을 받은 부부, 쉼터 밭에서 칸나 뿌리를 캐고 성당을 청소하신 교우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