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사순제2주일가해

등록일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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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 때론 아침 달리기를 할 때 손이 시려 핫팩을 들고 뛰기도 하지만 봄은 성큼 다가와 있는 듯 합니다. 토요일 오전 성당에 있는 나무들의 가지치기 작업이 있었습니다. 이미 꽃망울 가지고 있는 목련 나무와 성모상 뒤에 있는 모과나무에 대한 작업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말끔하게 정리된 나무들이 정갈하게 느껴집니다.

가지치기를 했던 교우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오전에 받은 마늘 간 것을 소분하고 있는데, 박요셉 형제님이 관광버스 세 대가 도착해서 순례자들이 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대강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성당으로 가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마당과 성전 안에 계셨습니다. 암사동 성당 순례단이었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약 15분 정도 이춘근 라우렌시오 신부님과 영성, 사순절을 맞는 신앙인의 자세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약 120 명 정도 순례자들 모두에게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약간의 마늘 냄새가 나는 손이었지만 ㅎㅎ순례자들이 밀물처럼 오셨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 다시 주방에 와서 마늘 소분 작업을 마쳤습니다.

오늘 주일미사에는 순례자들도 꽤 참석하셨습니다.  강론 시간에는 지난 주에 이어서 '이주민을 우리 사회에 얼마나 포용해야 할까요?'라는 주제를 묵상하였습니다. 함께 더불어 나와 다른 이의 문화를 이해하며, 그저 같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의 존중과 타인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가진 통합의 의미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통합은 양방향의 과제입니다. 받아들이는 국가와 이민자 모두를 풍요롭게 하는 과정입니다.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잘못을 저지를 사람은 누구나 교정되어야 합니다.>(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 37쪽)

미사 후에는 성전에 있는 무거운 장의자를 밖으로 옮겼습니다. 글라라 4구역장과 시몬 형제님은 나이와 성과 무관하게 힘좋으신 분들과 함께 어깨에 끈을 메고 의자를 거뜬히 이동시키셨습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날이었습니다. 교우들이 모두 힘을 모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일을 마치고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요셉 형제님은 성전 바닥 난방 공사를 위해 오후에 작업을 하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분간 미사는 쉼터에서 봉헌합니다. 봉사자 분들은 미사 준비를 위해 미사 도구 등을  정리하셨습니다. 식사비는 수술 후 회복 중에 계신 프란치스코 형제님께서 후원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나도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모든 교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일 비 예보가 되어선지 하늘이 잔뜩 흐립니다. 봄비가 오고 나서 꽃샘 추위가 너무 세게 오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