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11주일가해

등록일
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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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날씨를 느끼게 하는 날들이 자주 반복 됩니다.  하루 하루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인지?'를 묵상하며 지내는 날들이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무척 오랫동안 질문하며 답하며 살아오면서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합니다. 달릴 때 얼굴에 느껴지는 바람을 통해서,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약간의 충격과 리듬을 통해서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나의 호흡을 통해서 하느님이 불어 넣은 숨결의 마지막을 느껴보고 싶지만 아직은 좀 더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간에도 4지구 송내동성당, 민락동성당과 대전교구 만년동성당이 순례를 오셨습니다. 그리고 주일에는 의정부교구 대화마을성당에서 찾아오셨습니다. 늘 그렇듯 아침 달리기를 하고 돌아와서 순례오는 교우들에게 다가가 인사하면 한결같이 '신부님이세요?'라고 묻습니다. 반바지에 모자, 고글까지 쓰고 있으니까 당연한 반응입니다. 아침달리기에 감사하지요, 침대에 누워있었으면 만나지 못하는 분들이니까요. 

지난 6월 12일은 사제성화의 날이었습니다. 한마음 수련원 본관에서 오후에 강의와 공동미사를 집전하고 사진 촬영 후 헤어졌습니다. <AI시대와 신앙>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광범위한 주제라 깊이있게 다루지는 못했지만, 오늘을 살아가면서 다시 한 번 집중해야 할 그리고 소중하게 지켜야 할 신앙의 자산들이 무엇인지를 묵상하도록 길을 제시했습니다. 성당으로 돌아와서도 약 1시간 정도는 이 문제를 가지고 공부해 보았습니다. 내 안에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상기하게 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토요일에는 대전교구 만년동성당에서 오후 3시경에 순례를 오셨는데, 설겆이를 하다가 회장님 전화를 받고  나가서 부랴부랴 성당으로 들어가고 있는 교우들을 맞이하고 영상과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는 주제를 강의하였습니다. 신암리에서 허락된 시간은 약 30분 이었지만, 그래도 시간 안에 안수와 축복기도까지 다 해드렸습니다. 작별인사를 하고 사제관으로 돌아와 바로 빨래를 걷어서 정리를 하여 옷장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나가보니 택배가 와 있었습니다. 과자와 고추장 작은 병이 담겨져 있는. 박스와 포장지를 제거해 쓰레기장에 버리고 와서 고추장은 냉장고와 과자는 선반에 올려놓았습니다. 살림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살림살이 때문에 본업을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ㅎㅎ

주일 강론에는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다른 사람을 처벌할 권리가 있을까요?>주제를 함께 묵상했습니다. '범죄는 복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를 예방하고 가해자를 고정하기 위해서 처벌받아야 합니다. 노예제도는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감옥에 갇혔을 때도, 여러분은 내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감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많은 경우 감옥은 침묵과 방치의 표지이며, 이는 버리는 문화, 더 이상 생명을 지탱하지 못하는 문화, 점점 아이들을 버리는 사회의 징후입니다. 복구 또는 갱생은 사회 건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 시스템은 사회 구조를 손상하고 훼손하는 상황과 경로를 예방하고 행동하는 문화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시우닷 후아레스 교도소 연설, 2016년 2월 17일)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교도소에 에어컨 설치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감옥이 교화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물리적 공간의 시스템은 필요하겠지요. 숨만  쉴 수 있을 정도가 정의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