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13주일가해 교황주일

등록일
2026-06-28
조회
129
파일

6월 28일 주일, 노출된 살이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강한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달리기를 할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미사 후에 햇살이 정말 강했습니다. 아침 달리기 후에 식사를 마치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다가 쿠키를 배달하러 온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아침 일찍 과자를 만들어 배달을 해주셨습니다. 매해 작은 선물을 보내는 크리스티나 자매가 <신부님 축일 기념이라고 어르신들도 다같이 드시는 쿠키라고 하니까 응해 주셨다>고 합니다.  성수동에서 유명한 연예인이랑 기업에 후원하는 쿠키 가게라고 하네요. 아침 일찍 사장님 얼굴을 뵙고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침 달리기가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일 미사 전에 쉼터 그늘에서 아침 성무일도와 기도를 하고 있는데, 사목회장님이 1인 교리를 위해 예비자와 함께 차에서 내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잠시 후에 지난 주 허영엽신부님과 1일 피정을 오셨던 자매님과 어르신 한 분과 인사를 했습니다. 잠시 기도를 멈추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어르신은 배우자를 떠나보내시고 나서 자동차로 전국 성지순례를 두 번하셨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운전은 포기하고 대중교통과 도보로 순례를 하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지만 내공과 신앙이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나도 아주 오래전 일처럼 잊어버린 포천 군종성당 오폭 사건 얘기도 잠시 나누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달려가 현장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얼굴 없는 성모상이나 포탄이 떨어진 현장은 뉴스에서 보던 것과는 너무 심해 놀랐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몇 명이 불을 피워놓고 둘러 앉아 있어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집이 무너져서 잠시 잠만 자고 나와 있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성모상과 성당,  현장 보존을 위해 지키는 병사들이 생각나 지인들과 연락해서 밥이라도 한끼 해줘야겠다는 의견을 나누고 그분들과 함께 음식과 차와 병사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해서 다시 방문하였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머리가 떨어져 나갔지만 품에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상을 보면서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부모들의 심정이 어떠할 지> 라고 말씀하시면서 울컥하셨습니다. 

'신부님, 미사 준비하셔야 하니까 이제 성당에 들어갈게요'하고 대화를 마쳤습니다. 한미 훈련 중 오폭 사고 시 누구의 잘못이냐 시비를 가린다고 뉴스에서 한창 시끄러울 때 이 어르신은 사고 현장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너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타산적인 삶이 잘 사는 것이라 착각하지는 않는가 반성해 봅니다. 

미사 후에는 전신자 분들이 성당과 사제관 회의실과 1층을 청소하셨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쉼터까지 정리를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오후 3시 빈첸시오 요양원 미사를 위해 내려가는 데, 박요셉 형제님 친척들을 만났습니다. 미사를 드리러 가는 중이라 대화는 많이 나누지 못하고, 축복기도와 안수만 드리고 출발했습니다. 

요양원 미사를 마치고 돌아와 잠시 휴식 후 저녁식사 후에 기도를 마치고 통나무 십자가 잔디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였습니다. 늘 그렇지만 잡초 밑에도 많은 생물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뽑는 것 옳은 건지 아닌건지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다 옳고 맞지도 다 틀리고 잘못된 것도 아니라는 결론 ㅎㅎ 일단은 뽑아야 잔디가 점령 당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