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이태원성당초등부성지순례
- 등록일
- 202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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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반갑고 고마운 교우분들이 방문하셨습니다. 보좌신부 시절 어리버리하게 사제생활을 하던 때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던 분들이 먼길을 마다않고 와주셨습니다. 이제는 여기저기 몸도 예전같이 않지만 네 분의 우정은 점점 강해지는 듯 합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서 오셨겠지요. 막내동생신부를 방문하시듯 오밀조밀 여러가지 선물도 가져오셨습니다. 이제는 늘 빠지지 않는 선물 '홍삼에브리바디'스틱 세트.
미사에 함께 참여하고 사제관으로 모시고 차를 한잔씩 대접했습니다. 손주 걱정이 많으신 자매님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셨고 모두가 경청하며 대안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나누었습니다.
나는 오늘 이태원성당 초등부 어린이들이 성지순례를 오는 날이 두 세번 오고가면서 프로그램 진행을 도왔습니다. 전기줄 연결하는 것부터 화장실 안내 등등. 저희 본당 교우분이 '신암리성당에 오랜만에 어린이들이 많으니까 좋습니다.' 청소년들의 살아있는 소리, 꺄르르 웃음소리, 절간같던 신암리성당에 오랜만에 새롭고 신선한 소리로 가득찬 하루였습니다.
행사를 위해 인보성체수녀님들은 밥차 봉사를 나오셨습니다. 이태원성당 가까운 곳에서 밥집을 운영하시면서, 쉬는 날에는 그 지역 성당 행사에 함께 하시면서 밥차를 봉사하신답니다. 두 분의 수녀님께서 손이 빠르게 점심으로 오므라이스와 간식으로 토스트와 팥빙수를 준비해서 어린이들과 선생님, 부모님께 나눠드리는데 전문가의 솜씨가 엿보였습니다.
새로운 소임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밥차봉사를 시작하셨다는데 용기에 박수를 보냈지요. 노량진 고시촌, 이주민아이들을 위한 봉사 등 활약상이 대단하셨습니다. 웃음 가득한 얼굴로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태원성당 주임신부님은 본당에서 혼배미사를 12시에 봉헌하고, 지하철로 택시로 오후 2시 30분 경 신암리성당에 도착. 점심도 거른 상태로 말입니다. 황현신부님의 열정도 대단하네요. 도착해서 트스트로 점심을 대신하며 신자들과 학생들과 격의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장난기 많은 신자 한 분이 장난을 걸자 동료 한 분이 '신부님과 저 선생님은 전생이 남매처럼 생긴 것도 하는 행동도 비슷해요'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지금 오후4시 10분 어린이미사가 성당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면을 통해 보는 미사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이 보이니까 낯섭니다. 그러나 뭔지모르는 기쁨이 있어 미소짓습니다. 본당을 돌아가서 활기차고 건강한 시간이 되기를 사제관에서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환송하고 나면 성당 제대를 정리하고 저녁식사 준비를 해야 하네요. 식사로 알약 한 알로 끝나는 그런 세상을 희망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