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내 앞에 앉은 사람은

등록일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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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태풍 '카눈'이 예상보다는 적게 피해를 입히고 떠났습니다. 이럴 때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을 사용하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피해를 입은 이웃들이 발생하였습니다. 빠른 복구가 되기를 빌어 봅니다.

가끔은 궁금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릴 때 새들은 어떻게 비를 피하나. 이번 태풍이 몰고 온 비가 그 해답을 주었습니다.

내 방 창문 앞에는 큰 전나무가 큰가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질 때 새들이 날아와 큰가지 밑으로 들어가 앉았습니다. 

바람에 심하게 가지들이 흔들렸지만 균형을 잘 잡고 바람과 가지에 몸을 맡기고 있었습니다. 새들이 큰비를 피하는 방법을 이제 알았네요.

 

전에 적어놓았던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란 시가 강의록 작성하는 중에 발견해서 함께 나눕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이 위대한 사람입니까?

내 앞에 앉은 사람은 삶의 젖은 옷을 껴입고 살아가는 그런 사람입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은 유능하고 잘난 사람입니까?
내 앞에 앉은 사람은 그저 하루하루 힘겹게 세월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은 바로 나의 모습을 한 그 사람입니다.
내 앞에 앉은 그 사람은 내게 미안해 하지 말라고 합니다.
내 앞에 앉은 그 사람은 내게 어깨가 처지지 말라고 합니다.
내 앞에 앉은 그 사람은 내게 삶의 씨앗을 뿌려주는 사람입니다.
내 앞에 앉은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내 앞에 앉은 그 사람을 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