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나눔

나는 그분의 루카스입니다.

등록일
2023-10-06
조회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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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그분의 루카스입니다..

장애인 부부가 있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이 부부는 간절히 아이 갖기를 원했지요
오랜 기다림..통증...몇번의 유산끝에 그들은 아이를 갖습니다
의사는 단호히 말합니다  
당신의 뱃속 아이에게서 심각한 장애가 발견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인공유산을 시켜야합니다 ..라고

아이의 뇌가 골 밖으로 나와 있는 치명적인 장애였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죽지않고 세상에 나오더라도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뿐더러 호흡장애를 일으킬 것이기에  
15분 이상을 살아 있질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얼마를 기다리던 아이인가..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얼마나 애틋하게 사랑하며 어루만지던 생명이던가..
그들은 아이를 포기치 못하겠다고 합니다
의사는 냉정히 말하지요  
당신들이 아이를 낳은 후 받아야 할 상처는 지금 아이를 유산시킬 때 받는 상처보다 더 깊을 것이라고..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아이의 이름을 루카스라고 지었습니다 .
그리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몇 달의 시간을 루카스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들은 매일 루카스에게 아름다운 찬양을 들려 주었고 루카스를 위해 기도했지요  
루카스를 볼 수는 없었지만 만질 수는 있었고.. 느낄 수 있었기에 매일 그아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루카스의 살아 있음이 느껴질 때마다 그들은 감격했으며 그로 인해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루카스의 심장 박동을 느낄 때마다  
부부의 애절한 사랑이 루카스의 혈관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잉태 된 생명의 신비…  

마침내 출산의 날이 다가옵니다  
긴장..그리고 두려움..그러나 감격 속에 그 아이를 보았을 때 이 부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기 아들의 얼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머리 뒤에는 뇌가 삐져 나온 주머니가 달려 있었습니다  

부부는 루카스를 최대로 밀착하여 안아줍니다  
부모의 피부 접촉이 아이의 생명을 조금이나마 연장 시킬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루카스가 부모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도록 보물처럼 껴안아 주었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루카스는 힘겹게 숨을 몰아 쉬면서도 평온하게 잠든 것처럼 보였지요  
주어진 15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30분..한 시간..세시간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의사는 더 이상 병원에서 할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루카스를 집으로 데리고 온 부부는  
그날부터 루카스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것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부모가 평생 해줄 수 있는 것들을 모아 놓은 듯한 나날이었습니다  

루카스를 위해 서둘러 세레를 받게 했으며
그를 위해 기도하며 ..조심스레 닦아주며.. 매일 선물을 안겨주었지요  
공동체의 사람들을 매일 초대하여 작은 파티를 엽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기쁨과 사랑으로 루카스를 향해 말을 던졌고
서로 위로하는 가운데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날들이 지나간  후 마침내 루카스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옵니다  
루카스는 17일을 살아냈습니다  
루카스를 떠나보내던 날..
예식이 끝나가고 마지막 고별을 하게 됩니다 관앞에 선 그 부부는 침묵의 입술을 엽니다  

“루카스와 함께 했던 지난 9개월은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왔으며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우리는 루카스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누고 대화를 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우리는 루카스와 사랑의 이야기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루카스의 아버지가 말합니다  

“저는 루카스로 인해 비로소 아버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를 아버지로 만들어 준 내 아들 루카스에게 감사합니다  
루카스는  
사랑하는 아들의 고통과 죽음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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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떤 잔잔한 음성이 들려 옵니다..
“바로 네가 나의 루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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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70년을 사는 것과 17일을 사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리 인생은 모두 장애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틀림없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우리의 인생…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태 속에서부터 알고  지명하여 이름을 불러 주시며
우리를 사랑하여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이…
아바...아바....아버지...
그 아버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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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