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휴일에 만난 사람들

등록일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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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잠자리에 들으면서 휴일의 늦잠을 결심하였습니다. 하지만 8시가 조금 넘어서 눈이 떠졌습니다. 2월 25일 성탄대축일, 1월 1일 천주의 모친 대축일 월요일 휴일 두번은 연속으로 반납하였지요. 

여기야 미사가 많지 않으니까 괜찮지만 큰 본당 신부들은 많이 힘들었겠지요. 결국 버티다가 9시 쯤 일어나서 아침기도, 빨래해서 널고 창문 밖으르 보니 부부가 성모상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뭔가를 하고 계셨습니다.

'휴일인데'하고 모른척 하고 다른 작업을 허려다가 뭔가 찜찜해서 나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성모상의 라이타가 가스가 다 떨어져서 불이 켜지지 않아서 고생을 하고 계셨던 겁니다.

혹시 얼어서 그런 것인가 하고 확인했더니 가스가 제로 상태, 다행히 라이타가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있어서 가스를 채워서 켰더니 불이 활활!

성모상에 컵초를 봉헌한 두분에게 강복과 안수를 드렸습니다. "신부님, 월요일에는 미사가 없지요." 물었습니다. 없다고 말씀드리고 나서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질문하였습니다.

"수원에서 왔어요. 1박 2일 의정부교구와 포천 쪽 순례를 하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네, 쉼터에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라고 인사를 드리고 사제관으로 올라왔습니다.

사제관에서 들어와서 잠깐 있다가 쉼터로 내려가서 "혹시 영성체를 하고 가시겠습니까?" 두분의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말씀의 전례와 간단한 강론까지 해드렸습니다. 

아주 짧은 강론이지만 두분의 얼굴은 고마움으로 가득찼습니다. 영성체예식을 통해서 성체를 받아모시고 두분은 성당에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두분은 따님이 아파서 그것을 계기로 순례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사제관에서 강의 준비를 하는데 '신부님, 신부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내려갔더니, 성체를 모신 부부였습니다. "신부님, 딸을 위해서 미사를 봉헌하려고 합니다. 기도해 주세요." 

부모님의 심정이야 모두가 같습니다. "내일 미사 때 봉헌하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나누고 두분은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고 수원으로 길을 떠나셨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서인지 요즘은 젊은 세대들이 많이 아픕니다. 오늘 오전에도 자녀의 쾌유를 위한 기도를 부탁하는 카톡을 받았습니다. 내일은 쾌유를 위한 미사로 봉헌해야겠습니다.

또 회장님이 대전에서 오신 부부를 안내하시고 나까지 점심에 초대하셔서 점심식사를 순례오신 부부와 함께 했습니다. 본당에서 성지순례팀을 만드는데 총무를 맡아서 답사를 다니는 중이라고 당신을 소개하셨습니다.

과학도로서  평생을 일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의 다양한 신앙 체험과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성소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체험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많은 좋은 체험의 말씀 중 기억나는 한 말씀. "하느님과는 절대로 거래하지 마세요." 

아들은 다음 달 2월 말에 수도원으로 입회를 한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신비를 깨달아가는 수도생활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네분의 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한결같이 자식 걱정을 하십니다. 그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