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다른 이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삶

등록일
2024-01-30
조회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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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혜화동에 있는 대신학교 산책로에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이 있었다. 신학교를 가본지가 오래 되어서 지금도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신학생 시절 그것을 보면서 나름 꿈도 키워보고 흉내도 내보며 살아 온 시간이 벌써 신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산해 보면 43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신학교에 있는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은 다음과 같다.(너무 거창해서 지금 보면 몇 가기를 제외하고서는 ㅎㅎ)

<1.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제

2. 기도하는 사제

3.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4. 검소하며, 물질에 신경을 안쓰며 , 공금에 명확한 사제

5. 청소년과 친하게 대화를 나누며 교리교육에 힘쓰는 사제

6.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가지 들어 주는 사제

7. 웃어른에게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나 행동에 예의 차릴줄 아는 사제

8.본당내 각종 단체를 만들고,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 나가는 사제

9. 교구장 및 장상에게 순명하며, 동료 사제들과 원만한 사제

10. 신도들에게 알맞는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11. 고백성사나 성사집행을 경건하고 에절답게 하는 사제

12. 고백성사를 성심껏 주는 사제

13. 데리고 있는 친척이나 친한 교우들에게만 메여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움직이지 않는 사제

14. 후배 양성에 마음쓰며 생활하는 사제

15. 죽기까지 사제 성직에 충실한 사제>

공소로 파견간 동창신부를 방문해서 1박2일 친구 신부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우들이 바라는 사제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신학교 시절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의 게시물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산책로에 있는 내용과는 사뭇 다른 결론에 다달았습니다. 

<교우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사제, 강론을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 강론 준비를 하는 사제, 교우들에게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는 사제,  그리고 비겁한사제, 무례한 사제, 무식한 사제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성직주의'에 대한 방송을 본 친구가 그때 내가 했던 표현이 정확하다고 칭찬까지.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소백산 자락의 밤이 깊어가도록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박하게 자연스러운 삶이기를,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작은 일을 큰 사랑으로 실천해 보세요. (가까이 다가가는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