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주님승천대축일을 지내며

등록일
2024-05-12
조회
158
파일

어제 오후부터 내린비는 거의 밤 12시 정도에 그쳤습니다. 아침 공기를 가르며 하는 달리기는 숨은 차지만 기분은 상쾌하게 합니다. 어제 토요일도 그렇고 오늘 주일에도 순례하는 신자들이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어제는 주로 경상도, 충청도 지방에서 방문하셨는데, 오늘 서울 연희동, 혜화동과 의정부 호원동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문이 이루어졌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주님승천대축일을 맞아 평소 전신자교리강론을 시작하기 전에 '예수님의 승천에 대한 의미'를 강론하고, '기도'에 대한 교리를 진행하였습니다. 미사 후에는 순례오신 교우 7명에게 순례자축복기도와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또한 오늘 전신자가 성당을 청소하는 날이었습니다. 평소하던 성당과 사제관 외에 천막주차장 정리와 남자화장실에 보관하던 성모상 봉헌초를 주방 앞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자매님들이 남성화장실을 출입하면서 봉헌초를 정리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 입니다.

천막주차장을 청소하고 정리하고 나니 성당 전체가 깨끗해진 느낌입니다. 교우분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성당은 번쩍번쩍 빛나는 것만이 아니라 건물에 마치 숨결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순례오시는 교우들이 이구동성으로 성당이 예쁘다는 말씀을 당연한 것이고, 뭔가 평화롭고 마음이 안정된다는 말씀을 자주하십니다. 아마도 이제 신암리성당은 교우들의 사랑과 정성어린 손길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주님의 성전을 만들어가는 중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또한 얼마 전 성당입구 주차장에 버려진 강아지도 교우분들이 신경을 쓰고 도와줘서인지 이제는 천막주차장을 자기 집으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사목회장님이 강아지를 위해 사료를 준비해주셨고, 나는 물을 떠다 놓았습니다. 

처음 흰색 승용차만 보면 달려가고 자동차 밑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아지는 자신이 버려진 주차장을 떠나지 않고 밤에도 그곳에서 잠을 잤을 정도로 기다림이 강아지의 하루 일과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강아지가 평소와는 달리 성당을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며 활기를 찾은 것 같았습니다. 교우들이나 내가 구박을 하지 않고 호의적인란 것을 느꼈는지 점심식사를 하고 나가보니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유도 보였습니다.

세상은 그런가 봅니다. 사정이 있어 그랬겠지만 버리는 사람도 있고, 또 거두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순환이 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생명은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을 불러주고 싶지만 이름도 알 수 없는 강아지. 언젠가 이름을 부르면 달려올 날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마당에서 강아지를 바라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