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연중제13주일 교황주일을 지내며
- 등록일
- 2024-06-30
- 조회
- 146
- 파일
지난 밤 강한 비로 성당 지붕을 세차게 때리던 비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슬비보다도 적은 양으로 내리고 있었습니다. 일기 예보를 확인하니까 큰비는 오지 않을 것 같아 아침달리기를 위해 사제관을 나섰습니다. 늘 보이던 감악산의 임꺽정봉은 검은 비구름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늘 달리는 코스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도 감악산은 여전히 구름이 잔뜩 내려 앉아있었습니다. 아침식사 후에 강론을 준비하기 위해 성당으로 갔습니다. 오늘은 '미신'에 대한 가톨릭교리를 진행하였습니다.
풍수와 점으로 요즘 나라도 시끄러운걸 감안해서 미신에 대한 부분을 설명을 드렸습니다. 미신과 우상숭배, 불경 등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미사를 마쳤습니다. 또한 오늘은 지난 주에서 이번 주로 연기된 성당을 청소하는 날이었습니다.
나도 사제관으로 돌아와서 청소를 하려는데, 본당 교우 분이 순례자 한 분의 고해성사를 청했습니다. 미사는 참여하셨는데 고해성사를 망설이다가 미사 후에 결심이 선 것 같았습니다. 성당은 청소로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로 요란했지만, 고해소 안은 성사를 보는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고해성사 후에는 영성체도 영해 드리고, 허영엽신부님의 만화로 된 교리서 한 권도 선물로 드렸습니다. 기쁜 얼굴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니 성령께서 도와주신 듯 합니다.
점심 식사 후에 쉼터를 산책하는데 십사처의 3처 옆 꽃밭애 잡초들이 꽃 옆에 바짝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장갑과 잡초 제거 도구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보니 오후 4시가 넘어버렸습니다. 잡초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떤 것은 꽃뿌리에 잡초의 뿌리를 엉켜서 살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은 꽃밭을 가꾸기 위해 잡초를 제거하지만 그것들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태계의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겁니다. 하느님이 만들어 놓은 것 어느 하나 버릴 것은 없을 테니까요.
저녁 식사 후에도 묵주기도를 마치고 잡초 제거를 바르톨로메오 회장님과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잡초 제거 작업이 끝나고 회장님은 십자가의 길, 나는 성당에서 성체조배. 사제관을 돌아오는 길에 성수분무기를 충전을 위해 가지고 올라왔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조금은 습기가 있는 더위가 느껴지는 저녁입니다. 오늘도 무사히,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