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며.
- 등록일
-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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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시리게 그리고 손끝을 얼얼하게 만든 한파가 조금은 누그러진 주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세례축일, 예수님의 세례의 의미를 묵상하고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삶을 살아가리라 결심해 보는 주일이지요.
성탄시기의 마지막 날인 오늘, 그동안 제대 앞에 모셨던 아기 예수님도 다음 성탄절을 기약하며 조용한 곳으로 모셨고, 쉼터 앞을 지키던 눈사람도, 트리도 모두 창고로. 참 시간이 빨리 갑니다.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고 기도했던 성탄밤미사가 어제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큰 나무를 장식했던 작은 등불은 아직 반짝반짝하고 있습니다. 동네가 너무 어두워서 그 작은 불빛도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단단히 합니다.
오늘은 또한 본당 대청소의 날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한 청소가 성당을 반짝반짝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교우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주님 세례축일을 지내며 강론 내용 중 일부를 다시 한 번 묵상해 봅니다.
<*독수리도 닭장에서 크면 자신이 독수리인 줄 모르고 살다가 생을 마쳤다는 인디언의 전설이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을 지니고 창조된 사람이며, 하느님을 내 몸과 마음에 새겨져 있지만, 우리의 본능과 죄로 인해 동물처럼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나는 지금 사람의 탈을 쓴 동물처럼 살고 있지는 않는가?
* 예수님의 세례는 당신 몸소 죄인의 자리로 들어서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 사건이다. 예수님은 세례를 통해 아버지께 사랑받는 아들로 우리 앞에 서 계신다.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의 벗으로 받아들여주셨다. 나는 예수님의 벗으로서 진실한 친교를 나누고 있는가?
*독수리보다 훨씬 귀한 존재인 세례받은 신앙인도 닭장 같은 이기심과 헛된 욕심의 틀에 갇혀서, 그저 미워하고 증오하며 열등감 속에서 허우적대지 않기를 주님의 영에 도움을 청한다.
*주님의 세례를 기념하며 주님이 누구인지가 드러났듯, 우리의 세례를 돌아보며 본연의 모습을, 하느님 자녀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해야겠다.
*죄인으로 땅에 묶인 존재를 넘어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인인 본래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찾아보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나의 발걸음에 맞추어 주님께서 동행해 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