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부활제6주일을 지내며
- 등록일
-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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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정말 변덕스럽고 더운 한 주간이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5월 20일은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추어서 팔당 신당동성당 묘지에서 어머니 기일미사를 드리는데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형님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아침 식사는 해장국으로 먹고 부지런히 오니, 신암리성당에는 오전 10시 5분쯤 도착하였습니다.
미사 후에는 돌아오는 토요일 5월 24일 혼인성사를 하는 예비부부의 가족들이 장소 및 동선 확인을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전례분과장님과 상의를 마치고 식사를 한 후에 귀가하였습니다.
식사 후에 성당에 도착해 보니 쉼터에서는 순례교우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계셨고, 성전 앞에는 젊은 자매님이 한 분 서성거리다가 내게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신부님을 만나려고 왔어요.” 처음 보는 얼굴처럼 나의 기억에는 없는 자매라 “저를 알아요.”라고 묻자, 작년에 어머니와 함께 신암리성당을 방문하였다고 하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때는 천주교 신자도 아니었는데, 신부님이 어머니와 저에게 기도를 해주시고 안수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어요. 사실 그때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은 상태였습니다. 그 후에 가까운 성당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았어요. 세례명은 엘리사벳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신부님께 감사드리려고 왔어요.”
활짝 웃으면서 쇼핑백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빈손으로 오기에 뭐 해서요.” 세 종류의 쿠키가 들어있었습니다. “체중 조절하느라 과자를 잘 안 먹는데 네가 주는 거니까 잘 먹을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성당으로 함께 가서 축복기도와 안수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묵주 하나와 책갈피 표시하는 것을 하나 선물로 주었습니다. “기도하고 가요.”라고 말하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약 1시간 정도 성체조배를 하고 갔습니다. 성령의 인도는 오묘하고 인간의 생각을 늘 뛰어넘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더 건강하게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어제 5월 24일토요일은 송근령(레오), 박서빈(라파엘라) 형제자매가 혼인성사를 하였습니다. 내가 신암리성당에 부임한 후 두 번째 혼인성사였습니다. 사실 라파엘라 자매의 언니가 2023년 10월신암리성당에서 혼인을 하였습니다. 언니에 이어 동생도 같은 곳에서 혼인을 하게 된 것이지요.
신랑은 대구가 본가라서 친지들이 먼 길을 오셔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새벽까지만 비가 오고 밥 먹기 좋은 날씨, 혼인성사 하기 좋은 날씨여서 모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많은 분들이 좋은 추억을 만든 하루였습니다.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벌써 부활시기도 6주일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여성총구역장님이 편찮으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빠른 쾌유를 기도하며 교우들의 건강을 위해 미사 중에 기도하였습니다. 오늘 빈첸시오 요양원 미사를 오후3시에 봉헌하고, 교구청에서 가져온 성유를 수녀원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수선한 시간이지만, 하루하루 주님이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주님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그런 느낌과 감사함이 하느님을 향한, 나자렛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신뢰를 성장케 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