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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대축일 가해
- 등록일
- 202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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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네번째의 성주간을 지냈습니다. 시간이 참 빠름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아침 달리기를 하면서 길에서 죽어 아직은 껍질만 남아있는 뱀을 보았습니다. 부활대축일 아침 많은 묵상 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약 40분을 달리면서 뱀껍질과 같은 나의 몸을 생각하며, 육신이라는 껍질 속에 담겨져 내 영혼과 정신, 그리고 둘은 언제가 이별의 시간이 오겠지요. 그리고 하느님 생명의 나라에서 살아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겠지요.
성주간 목요일에는 성유 축성 미사와 최후만찬 미사, 성 금요일에는 십자가 경배 예식, 성 토요일 부활 밤 미사 전례 그리고 오늘 부활대축일을 맞이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교우분들의 따뜻한 손길과 함께 거룩하고 아름다운 전례를 거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들로 예전만큼 크게 기뻐할 수는 없는 시간인 듯 합니다. 중동의 전쟁이 이제는 일상의 삶들에 깊숙히 영향을 주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동네 목욕탕이 가격인상이 잠시 폐업을 생각하고, 아예 기름 보일러 난방을 끄고 전기 장판에 의지해서 생활하거나 온수 대신 냉수로 씻는 가정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의료용 기구나 아이들의 과자와 쓰레기 봉투까지 걱정을 해야하는 시간 속에서 부활절을 맞이했습니다. 작은 나눔과 절제와 절약을 통해서 어려운 시간을 잘 통과해야 하겠습니다. 나의 편함이 그 누군가에게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대하고 공감하는 날이기를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따뜻한 봄날 정원에 있는 얼마 전에 가지치기를 했던 목련나무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환하게 피어나리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