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7월 21일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등록일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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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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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 곁에 다가온 군중들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전해주십니다. 사실 이 말씀을 우리는 잘 알고 있고, 뒤이어 제자들에게 풀이해주시는 말씀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우리 자신이 어떤 모습의 땅인지를 성찰하도록 이끕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씨 뿌리는 사람은 정확하게 뿌리지 못하고 그냥 뿌렸을까?‘

 

풀이해주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군중의 입장에서 이 말씀을 들었다고 가정해보면서, 이 비유 말씀을 통해 꼬리를 물고 나오는 질문을 생각해보다, 씨 뿌리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우리 자신을 말씀하시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앞의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있어 좋은 땅, 곧 열매를 맺을 땅을 골라서 뿌리지 말라고 하시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씨 뿌리는 사명을 받은 사람은 그저 뿌리는 역할에 충실해야지,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곳만을 향하는 것은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만을 바라는 교만일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디는 씨를 뿌릴만하니까 뿌리고, 어디는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 외면해버리는 것은 씨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뿌리는 것,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의를 주시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곧 씨 뿌리는 사명을 받았다면 함부로 땅을 판단하지 말고, 그저 담아주신 사랑과 복음의 씨를 뿌리라고 우리에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새롭게 바라본 오늘 복음 말씀과 다가오는 금요일, 오늘 비유 말씀의 풀이가 조금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비유 말씀을 풀이해주시는 말씀 안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씨 뿌리는 사명이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보면서 사랑과 복음의 씨를 세상에 전해야 하는 우리의 사명을 다시 생각하도록 이끄시는 말씀으로 확장시켜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랑과 복음의 씨앗은 세상 어디에나 뿌려져야 하고 그것이 열매를 맺는 것은 씨 뿌리는 사람의 몫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으로 주님께 받은 사랑과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바라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금요일, 이 비유를 해설해주시는 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라는 땅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를 성찰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시선이지만 우리라는 씨 뿌리는 제자에게 담아주신 사명에 겸손하게 순명하는 신앙인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