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1월 7일 주님공현대축일 후 목요일

등록일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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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회당에서 이사야서의 말씀을 선포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은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선포하신 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이는 당신께서 오셨다는 것은 세상에 희년이 왔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묶여 있고, 갇혀 있던 모든 것을 풀어주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참자유를 선포하시려 우리에게 오셨음을 이 말씀으로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희년의 정신은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새해 첫 날,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발표하신 담화문, ‘평화의 길인 돌봄의 문화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교회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희년은 돌봄이 이루어지는 때를 말하고 있고, 돌봄이 이루어질 때만이 평화로 향할 수 있다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화가 우리에게 흐를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이러한 돌봄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많은 희생과 양보, 배려와 수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아프고, 억압받고, 차별받는 이들을 향한 돌봄이 필요하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라는 것을 생각으로 알고 있지만 희생과 양보, 배려와 수고가 요구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기 때문에 우리의 고개는 돌려지기도 하고, 우리 마음의 눈은 감겨버리기도 하며, 우리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요즘의 날씨처럼 얼어버린 몸과 마음을 녹여주시려 주님께서는 오늘 말씀을 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희년이 담고 있는 돌봄을 다시 전해주시며 돌린 고개를 바로 하게 하시고, 감긴 눈을 열어주시려 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뗄 수 있도록 힘을 주시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내려주시면서 희년을 선포하신 하느님의 뜻에 감사드리면서 그 희년이 담고 있는 돌봄을 전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선 우리 곁에 있는 작은 이들, 억압받는 이들, 가난한 이들, 내적이고 외적으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을 향한 기도의 돌봄으로 시작하면서 그 기도를 통해 힘을 얻어 우리의 손과 발이 주님께서 아파하시는 것으로 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