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7월 19일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등록일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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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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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 몇 사람이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라는 청이 마치 예수님을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수님의 표징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그저 신기한 일, 놀라운 일을 눈앞에서 구경하고 싶어 하는 속물적인 모습이 이 질문 안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그리고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분노하시며, 요나의 표징 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고, 요나로 인해 회개했던 니네베 사람들이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전하셨습니다.

 

이러한 말씀은 지금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느껴집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을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릴 위험 속에 있고, 어쩌면 이미 무의식중에 구경거리로 전락시켰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나를 위한 은총의 요술을 청하면서, 가끔은 기적을 배달해주길 바라면서, 간혹 가다가는 표징을 통해 확증을 주길 원하면서, 그리고 솔직하게는 금전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나를 더 높은 위치에 세워주길 바라면서, 그분을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우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우리 앞에 있는 십자가를 가리키시며 이 십자가 외에는 다른 표징을 보여줄 수 없다고 다시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슬픔 가득한 눈으로, 손짓하시던 그 십자가를 다시 향하시며 그것을 지고 우리 앞을 지나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분명히 표징으로 하느님의 은총의 분배하시는 분이지만, 우리가 그 은총이란 선물에만 눈길을 주면서 그분의 십자가를 외면한다면, 오히려 은총에서 빗겨갈 것이라 주의를 주시는 말씀이라는 것을 분명히 바라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주님을 구경거리로 만들어버리면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자리할 수 있는 통로를 막아서지 않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