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8월 8일 연중 제19주일

등록일
2021-08-08
조회
409
파일

+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라는 말씀을 유다인들에게 선포하십니다. 그들은 그 말씀이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하였지만, 지금의 우리는 이 말씀이 성체성사를 전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분들과 함께 성체성사를 나누지 못하고 있는 요즘, 이 성사의 소중함을 더 깊게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성체성사가 교회에 생명을 불어넣어준다는 것을 반복된 이 시간을 통해 절실히 경험하게 되면서, 이 시간이 다른 의미에서는 은총의 시간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이 거행했던 성체성사가 우리 교회에 생명을 준다는 것을 분명하게 체험하는 시간이었기에 은총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또한 함께 나누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면서, 혼자 미사를 드리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주님께 대한 신앙이 함께 봉헌되고 있고, 주님의 말씀의 힘이, 주님의 십자가의 힘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일치의 기초를 더 굳건히 다져주고 계심을 체험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그저 멈추는 시간, 무기력의 순간이 아니라 은총을 체험하는 시간, 우리 공동체 안에 주님 말씀의 힘이 더 깊게 다가오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곧 다시 만나게 될 우리 본당의 형제자매 여러분, 다시 만나 기쁘게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를 나누면서 이 성사가 주는 생명을 더 깊고 충만하게 채우며, 이 성사로 이루어주시는 일치의 기초 위에 더 활기찬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오늘 다소 길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위대한 성인이신 암브로시오 성인께서 <성사론>이란 책에서 전하시는 성체성사에 관한 말씀을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성인께서 설명해주시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배우면서, 이 성사에서 흘러나오는 신앙을 받아 안는 우리 본당의 모든 분들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여러분이 받는 성사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은총이 자연보다 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예언자의 축성이 지니는 은총만을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축성이 자연을 변화시킬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성사를 이루는 구세주 자신의 말씀으로 행하는 신적 축성은 얼마나 더 위대한 힘을 지니고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받는 성사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엘리야의 말이 하늘로부터 불을 내리게 할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리스도의 말씀은 자연물의 본성을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온 우주의 창조에 대해 주의 말씀이 계시자 이루어졌고, 주의 명이 계시자 존재했나이다.“라는 성서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무에서 창조할 수 있었던 그리스도의 말씀이, 이미 존재하는 것을 그전과 다른 것으로 변화시킬 능력이 없었겠습니까? 사물에다 존재를 부여하는 것은 사물의 존재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철학적 논증을 사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님 친히 보여 주신 예, 특히 그분의 육화 신비의 예를 들어 이 성사 신비의 진리를 증명해 봅시다. 주 예수께서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을 때 그것은 일반적 자연의 이치에 따라 된 것입니까? 자연의 이치에 따르면 여자는 정상적으로 남자와 관계를 가진 후에 잉태합니다. 그런데 동정녀께서는 자연의 질서를 넘어 잉태하신 것이 확실합니다. 우리가 성체성사에서 이루는 것은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몸입니다. 주 예수께서 자연의 질서를 넘어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셨다면 왜 성체에서 자연의 질서를 찾아야 한단 말입니까? 성체는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묻히신 그리스도의 참된 살입니다. 즉 그분의 몸의 성사입니다.

주 예수 친히 이는 내 몸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천상의 말씀으로 축성하기 전에는 하나의 자연물에 불과하지만 축성 후에는 그분의 몸을 뜻합니다. 주님 친히 이는 내 피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축성 전에는 자연물에 불과하지만 축성 후에는 피라고 불리웁니다. 여러분은 아멘.“ 정말 그렇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입으로 말하는 것을 마음으로 고백하고 말이 뜻하는 것을 마음이 느끼도록 하십시오.

그래서 이다지도 큰 은총을 보는 교회는 자기 자녀들과 이웃들에게 벗들아, 먹어라. 술을 마셔라. 사랑하는 사람들아, 취해들 보라.“ 하고 말하며 함께 성사로 달려갈 것을 권고합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무엇이고 마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성령께서 예언자의 말씀을 통하여 제시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복되다. 그 님께 몸을 숨기는 사람이여.“ 이 성사는 그리스도의 몸의 성사이기 때문에 이 성사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십니다. 이것은 물질적 양식이 아니라 영적 양식입니다. 사도 바울로는 구약에서 나오는 성체의 예표에 대해 우리 선조들은 모두 영적 양식을 먹었고 또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몸은 영적 몸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하느님의 영적 몸입니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눈앞에 나타나시는 영이시라는 성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영이시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전서에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을 위해서 죽으셨습니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언자가 기록한 대로, 이 양식은 심기 돋우어 주고이 음료는 마음을 흥겹게 해줍니다.“